도굴됐다 되찾은 삼년산성 유물…갈 곳이 없다

플라스틱박스에 담겨 3년째 보은군청에 보관
보은군 복합문화시설 건립 무산 후 발만 동동
박물관·수장고 등 전시·관리 시설 서둘러야

2019.11.28 21:06:21

전문 도굴꾼에 의해 도난당했다가 3년전 되찾은 신라시대 삼년산성 유물이 보은군청 사무실에 보관돼 있다. 보은군은 충북일보의 확인 요청에 따라 이를 일부 공개했다.

ⓒ이종억기자
[충북일보 이종억기자] 전문 도굴꾼에 의해 도난당했다가 되찾은 보은 삼년산성 유물이 플라스틱 박스에 갇힌 채 3년 째 보은군청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은군이 박물관이나 수장고 등 이를 전시·보관할 마땅한 장소를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은군은 지난 2001년 삼년산성 성곽주변 등에서 도난당한 삼국시대 토기 등 유물 100여점을 지난 2016년 11월 8일 경기도 의정부시 경기북부지방경찰청으로부터 넘겨받았다.

이날 정상혁 군수를 비롯한 문화재 계장 등 군관계자가 직접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을 방문해 회수한 유물은 삼년산성 내부와 성곽 주변 외부에서 도굴된 고대 토기류 83점, 자기류 15점, 숟가락 6점, 가위 2점 등 106점이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당시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도굴꾼과 문화재 절도범, 매매업자, 문화재를 사들인 박물관장 등 18명을 불구속 입건하면서 도굴된 삼년산성 유물을 압수했다.

사적 235호인 삼년산성은 보은읍 어암리 오정산에 있는 둘레 1천680m의 우리나라 대표적 석축산성으로 신라 자비마립간 13년(470)에 성을 쌓기 시작해 3년 만에 완성했다고 전해진다.

보은군은 당시 회수한 삼년산성 유물을 임시 보관한 뒤 옛 속리중학교 부지에 건립추진 중이던 복합문화시설내 박물관에 전시·보존하겠다는 관리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일부 주민의 반발 등 우여곡절 끝에 복합문화시설 건립이 무산되면서 이 관리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보은군은 회수한 삼년산성 유물 가운데 일부를 지난해 준공한 보은군농경문화관에 전시·보관하고 있다.

나머지 대부분의 유물은 하나씩 비닐로 포장돼 5개의 플라스틱 박스에 담겨진 채 보은군청내 사무실에 보관되고 있다.

이 유물은 삼국시대 토기의 전형과 1500여년 전 신라시대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유산이다. 당연히 수장고나 보안시설을 갖춘 박물관에 전시·보관돼야 마땅하다.

보은군에 따르면 복합문화시설이 건립됐을 경우 전시 가능한 보은지역 관련 유물은 도굴됐다 되찾은 삼년산성 유물을 포함해 2천500여점에 이른다.

하지만 보은지역에는 극히 일부만 향토민속자료전시관과 농경문화관에 전시·보관되고 있을 뿐이다. 대부분은 국립청주박물관, 충북대박물관, 대전역사박물관 등에서 보관 중이다.

더욱이 도굴된 삼년산성 유물은 전문 관리시설도 아닌 사무실에 보관되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보은군관계자는 "복합문화시설 건립이 어렵게 된 후 회수한 삼년산성 유물을 전시·보관할 시설을 구상 중이지만 마땅치 않다"며 "보은군민은 물론 국민 모두가 신라인들의 숨결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도록 박물관이나 수장고 등 유물관리 시설을 서둘러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보은 / 이종억기자 eok52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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