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군 증평읍 사곡1리(질벌)에 사는 김옥분 할머니(1909년생)는 지난달 30일 청원군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한 뷔페식당에서 마을 주민들을 초청해 '백살잔치'를 가졌다.
증평군 증평읍 사곡1리(질벌)에 사는 김옥분 할머니(1909년생)는 지난달 30일 청원군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한 뷔페식당에서 마을 주민들을 초청해 '백살잔치'를 가졌다.
혼자서도 지팡이를 짚고 거뜬히 거동할 정도로 정정한 김 할머니는 자손들이 이날 마련하려는 잔치 상차림도 마다했다.
자손들은 절도 받지 않겠다는 김 할머니의 완고한 고집에 이날 상차림도 하지 못했다.
자손들은 김 할머니의 생신일인 3일(음력 11월6일)을 앞두고 마을주민 200여명을 초청해 식사를 대접하는 것으로 할머니의 백살잔치를 자축했다.
김 할머니를 모시는 큰아들 연영희(74)씨는 "어머니가 비교적 정정하신 모습으로 많은 자손에게 큰 버팀목이 돼 주셔서 늘 고맙다"며 "만수무강하시길 빌 뿐"이라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10년 전 사별한 할아버지와의 사이에 3남2녀를 뒀고 증손주까지는 40명에 이르는 다복한 집안의 가장 큰 어른이다.
18살 때 인근 진천군 초평면에서 시집 온 김 할머니는 증평읍내에 살다 한국전쟁 직후 질벌마을에 정착했다.
경술국치(1910년), 한국전쟁(1950-1953년) 등 격동기를 살아온 김 할머니의 삶이 화려하진 않지만 장수하면서 다복하고 화목한 가정을 꾸린 것은 핵가족화와 패륜범죄 등으로 각박해진 요즘 세태에 잔잔한 감동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한편 증평군에서는 1908년생의 안모 할머니(증평읍 창동리)에 이어 김 할머니가 두 번째 연장자다.
증평 / 손근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