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 선수가 빙상 출전…충북 동계스포츠 '굴욕'

훈련장 없어 늘 선수수급 문제
'비슷하다' 이유 3년 전부터 활용
4∼5년 내 빙상선수 없어질수도

2017.02.12 20:42:01

ⓒ충북일보DB
[충북일보] 우리나라 동계스포츠 효자종목인 빙상(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피겨)이 정작 충북에서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관련기사 15면>

12일 충북빙상연맹에 따르면 오는 2월 청주아이스링크장의 폐업을 끝으로 빙상 선수들의 훈련장이 도내에서 사라지게 된다.

오는 2018년 상반기 아이스링크 1면, 컬링장 2면을 갖춘 정식 규격의 빙상장이 청주시 사천동에 건립 예정이지만, 완공까지 1년여가 남아 공백기 동안 선수 유출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동안 쇼트트랙과 피겨는 청주아이스링크장, 스피드스케이팅은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훈련해왔다.

쇼트트랙·피겨와는 다르게 도내에 훈련장이 없는 스피드스케이팅은 선수수급에 늘 문제점을 드러내 왔다.

이에 빙상연맹은 3년 전부터 각 학교 코치들의 협조를 통해 하계 종목인 롤러(인라인스케이트) 선수들을 빙상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 출전시키는 방법으로 선수를 수급하고 있다.

근본적인 주법과 코너링은 다르지만, 롤러 종목 특성상 스피드스케이팅과 가장 유사하기 때문이다.

또 항상 운동을 해오던 선수들이기에 동계체전 준비 기간 빠르게 습득, 기록향상이 가능하다.


12일 폐막한 98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도 롤러선수 정병관(충북체육회)이 스피드스케이팅 1만m, 강혜원(단성중 1년)이 메스스타트에 출전해 각각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외에도 롤러 전문 선수인 강수진(단양 한국호텔관광고 3년)이 동계체전에 출전하는 등 롤러 선수들의 빙상 종목 겸업은 흔한 일이 됐다.

현재 전국에서 하계 롤러와 동계 빙상을 함께 출전하는 곳은 충북과 경북 안동뿐이다.

훈련장이 없다 보니 빙상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롤러를 신고 훈련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빙상장 건립 기간 동안 도내 빙상 선수들은 타 시·도를 전전하며 떠돌이 훈련을 해야 한다"며 "훈련장이 없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롤러를 타고 훈련해 소년체전 롤러 종목에 출전, 메달을 따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선수수급이 여의치 않아 롤러 선수들이 빙상 종목을 겸업하고 있지만, 빙상 전문 선수들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선수가 사라지고 있는 셈"이라며 "이대로 가면 향후 4~5년 내 빙상 전 종목 선수들이 사라지거나 선수의 질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강준식기자 good1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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