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겨울을 지낸 숲이 울울창창을 예고한다. 갈색보다 푸른색이 훨씬 많아진다. 연초록 새잎들이 꿈틀거린다. 두릅나무 한 놈이 고개를 든다. 하늘을 향해 머리를 쭉 내민다. 어떤 놈의 우듬지는 벌써 벌겋다.
땅기운이 아지랑이로 올라온다. 겨우내 만든 땅심을 토하는 중이다. 봄기운을 먼저 받기 위함이다. 잎 떨군 참나무 아래가 파릇하다. 봄풀 몇 놈이 정겹게 인사한다. 산객들의 얼굴에도 봄이 온다.
선운산은 지금 제철의 봄을 맞는 중이다. 시원한 겨울의 끝물마저 가고 없다. 산정에서도 훈풍의 봄을 만난다. 생강나무가 무리로 꽃을 피운다. 연분홍 덩어리가 상상력을 자극한다. 청쾌함을 만끽하며 능선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