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료'로 꿈 찾은 몽골인 어용바야르씨

25년 동안 절름발이 생활…가정 형편 어려워 제대로 치료 못 받아
평범하게 걸을 수 있다면 아들과 함께 나들이 가고 싶어
"평범한 엄마처럼 아들과 손을 잡고 걷고 싶어요."

2015.05.05 18:03:22

수술을 위해 청주하나병원을 찾은 어용바야르(여·25)와 아버지 바트빌렉(51)씨가 지난 4일 오후 6시께 청주하나병원에서 통역을 맡은 볼강(여·38)씨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충북일보] 자신의 두 다리로 걷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다.

그러나 '선천성 고관절 탈구' 질환을 앓고 있는 어용바야르(여·25)씨에게는 이것이 평생의 소원이다.

몽골에서 4명의 가족과 사는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왼쪽 다리가 오른쪽보다 6㎝ 정도 짧아 제대로 걷지 못했다.

엉덩이 허벅지 뼈가 자라지 않아 지난 1992년 철심을 박는 수술을 했지만 가정형편을 이유로 치료를 중단했다.

어용바야르씨 가족의 한 달 생활비는 우리나라 돈으로 30여만원.

유치원 교사로 일하는 어머니 월급이 5인 가족의 생활비 전부다.

그런 그녀가 지난 4일 오후 5시40분께 아버지 바트빌렉(51)씨와 청주하나병원을 찾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나눔의료'사업으로 치료를 받기 위해서다.

자신의 질환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부푼 꿈을 안고 몽골에서 출발한 기나긴 여정이었다.

앳된 외모를 가진 어용바야르씨는 6㎝가 넘는 깔창을 왼쪽 발바닥에 낀 채 병원에서 기본적인 진료를 받기 시작했다.

딸을 옆에서 따라다니던 바트빌렉씨는 의료진들이 딸의 상태가 좋지 않다고 대답할까 초조해 보였다.

기본적인 진료를 마친 뒤 입원실 침대에 아버지와 나란히 앉은 그녀는 몽골에 두고 온 17개월 된 아들이 생각나는 듯했다.

미혼모인 그녀는 수술을 받은 뒤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아들과 함께 나들이를 가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도 모르게 볼에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그녀는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도와준 한국 의료진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계속했다.

그녀는 장애로 어린 시절 장래희망도 포기했다고 말한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한 그녀의 꿈은 영어 선생님.

통역을 맡은 볼강(여·38)씨는 그녀의 영어 실력이 수준급이라고 설명했다.

"몸이 불편해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들 앞에 서기가 꺼려졌다네요. 자신이 가진 장애가 두려워서 꿈도 포기했데요."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바트빌렉씨도 딸이 평범하게 걸을 수 있기를 바라며 포기했던 꿈을 다시 펼치기를 기원했다.

그러나 어용바야르씨의 상태는 생각보다 안 좋았다.

하나병원 의료진이 받은 X-RAY 사진보다 왼쪽 다리가 1.5~1.8㎝가 더 짧아 한 번에 수술할 수 없는 상황.

오는 6일이나 7일 어용바야르씨의 수술을 맡은 우종근 정형외과 과장은 조기치료를 받았으면 상황이 더 나아졌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우 과장은 "오른쪽 다리 길이와 같이 왼쪽 다리를 한번에 늘리면 신경이 손상될 수 있다"며 "한 번의 수술로 끝나지 않을 수 있지만 마비가 오지 않는 선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어용바야르씨와 바트빌렉씨는 절망하기 보단 환환 미소를 지었다.

이들은 "가족처럼 친절하게 대해줘 말로 표현을 다 할 수 없다"며 치료 기회를 준 의료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 김동수기자 kimds03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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