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심장제세동기 543대 '어디있나'

충북도 심혈관 질환 위험인자 고위험 음주율 전국 1위·흡연율 전국 2위
심혈관 질환 환자 발생 가능성 커
하루 수천명 이용하는 버스터미널에 자동제세동기 제대로 갖춰있지 않아

2015.05.05 17:48:15

지난 2일 오전 11시께 KTX 오송역에는 사람들의 눈에 쉽게 띄는 곳에 심장제세동기가 설치돼 있다.

ⓒ김동수기자
[충북일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투입해 설치한 심장제세동기(AED)가 홍보부족은 물론 관리부재로 사실상 무용지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도에 따르면 도내 설치된 자동제세동기는 모두 543대.

지역별로 보면 △청주 132대 △충주 54대 △제천 51대 △보은 40대 △옥천 55대 △영동 40대 △증평 8대 △진천 21대 △괴산 43대 △음성 39대 △단양 60대다.

국비 50%로와 지방비 50%를 들여 지난 2010년부터 자동제세동기를 설치했다.

지난 2013년에는 2억6천만원을 투입해 64대를 설치했고 지난해는 1억1천400만원을 들여 33대를 구비했지만 홍보와 관리가 미흡한 실정이다.

충북도는 심혈관 질환 위험인자인 흡연과 음주 등이 전국에서 높은 편이다.

보건복지부의 '2014년 지역사회 건강조사 통계'에 따르면 충북 지역의 지난해 남성흡연율은 46.6%로 17개 시·도 중 두 번째로 높고 고위험 음주율은 21.7%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심혈관 질환 응급환자가 위급한 상황에 처할 경우 심장제세동기가 큰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심정지 이후 4분 이내에 뇌 손상이 오고 이때 심장제세동기와 심폐소생술을 실시할 경우 생존율이 80%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루 수천명이 이용하는 버스터미널에는 심장제세동기가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았다.

지난 2일 오전 11시께 심장제세동기가 있다는 청주시외버스터미널을 찾았지만 매표소 안에 설치돼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김동수기자
지난 2일 오전 11시께 일일 평균 이용객 수가 7천여명인 청주시외버스터미널은 버스를 타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47조에 따르면 '연면적이 2천㎡ 이상이거나 전년도 일일 평균이용객 수가 3천명 이상인 대합실'에는 자동제세동기를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터미널 어느 곳에도 심장제세동기는 보이지 않았다.

'응급의료포털 E-Gen'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앱)에는 심장제세동기가 매표소에 있다고 확인됐지만 10여분을 찾아도 심장제세동기는 없었다.

안내데스크 직원에게 심장제세동기가 어디 있느냐고 묻자 오히려 그게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확인결과 이곳에 설치된 심장제세동기는 파손 위험을 이유로 매표소 안에 설치돼 있었다.

심정지가 발생할 경우 누구라도 사용하라는 취지에 설치된 심장제세동기가 일부 관계자만 출입할 수 있는 곳에 있는 것이다.

사람들의 눈에 쉽게 띌 수 있는 곳에 설치한 기차역, 주민센터와는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청주고속터미널은 심장제세동기가 아예 설치되지 않았다.

청주고속터미널 관계자는 "지난해 흥덕보건소에 신청을 했지만 예산 문제로 아직 설치를 못 했다"며 "올해 상반기까지 보건소에서 예산 지원이 나오지 않으면 터미널이 자체적으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종근 청주동부소방서 예방안전팀장은 "자동제세동기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소방서에서 교육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설치된 곳의 직원과 시민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 김동수기자 kimds03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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