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멈추고 뒤집히고 가라앉기 시작한지 2주일이 지났다. 2주일간의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쉼 없이 반복되어 나오는 뉴스는 시간이 흐르는 건지 시간이 반복되는 건지 혼란을 주다 아예 정신 줄을 놓게 만든다. 정말 그 시간으로 되돌아 갈 수 있다면... 단 30분만이라도 모두들 정신 바짝 차리고 제 위치에서 움직였더라면... 지금이라도 시간을 잠시 멈출 수만 있다면... 시간 외에 모든 것이 멈춘 아...대한민국에서의 삶은 40년을 살아도 시차적응이 쉽지가 않다.
양해의 말씀부터 구하자면 격주에 한 번씩 글을 써야하는 필자 또한 모두와 같이 넋 놓고 있다 오늘 아침 프로에서 구명조끼가 모자라 학생들 먼저 입히고, 부모와 남자친구에게 작별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떠난 2년차 여선생님의 사연을 듣다 신문사의 전화를 받고서야 원고 마감시간이 지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렇게 저렇게 뒤엉킨 시간에 혼이 빠지고, 화가 나고, 원망을 하다보니 '세월'호라는 이름이 참으로 야속하게 들린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이웃나라에서 A-Line이라는 가벼운 이름으로 잘 만 떠다니던 배 아니었던가.
결국 사건의 전말이 어떻게 됐건 우리에게 또 하나의 무거운 한(恨)으로 남을 이번 일로 인해 필자는 변명 아닌 변명으로 이번 주를 쉬고자 한다. 지면은 비워둘 수 없으니 3년 전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을 개봉하고 난 1년 후의 소회를 적을 글로 채울 수 없는 공간을 메울 수밖에 없음을 독자분들게 거듭 양해 부탁드린다.
이상하게 시간은 반복되는 것 같다. 지금도 차기작 준비로 1년여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어찌나 김복남 이후 차기작 준비로 1년을 보냈던 시간과 흡사한지....내가 쓴 글이지만 다시 읽으며 만감이 교차하고, 그때 깨달았던 것을 잊고 있다 다시금 깨닫게 되기도 한다. 인간은 어리석을 수밖에 없는 걸까· 시간이 지난다고 더 성숙해지긴 하는 걸가· 많은 자책과 자괴감이 드는 아침이다. 그러면서 또 한 번 깨닫는다. 과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우리가 잊어버릴 뿐이지. 불과 몇 4년 전 천안함, 그리고 21년 전 서해훼리호...내가 두 눈으로 티비를 통해 본 대형 선박 참사만 두 번이다. 선박 사고 외의 참사는 올 초 경주 체육관 지붕 붕괴부터해서 셀 수도 없다.
어쩌면 모든 답은 과거에 있고, 우리의 상처는 충분하고도 남는다. 개인적으로도 2주라는 시간동안 과거를 돌아봐야 할 것 같다. 2주후부터는 달라진 모습으로 찾아뵐 것을 약속드리며 벌써 3년 전, 2011년에 썼던 글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