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충북 지방선거에 변수가 생겼다. 유력 도지사 후보군에 포함됐던 이기용 전 교육감이 지난 25일 예비후보를 전격 사퇴, 새누리당 도지사 후보경선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새누리당 내에선 우려의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이 전 교육감의 사퇴로 박진감과 흥미가 사라져 내달 치러지는 후보경선에 도민들의 이목이 쏠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중론(衆論) 역시 '이 전 교육감 사퇴란 변수' 때문에 새누리당의 경선 흥행몰이 계획이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됐다는 것으로 모여진 상태다.
이 전 교육감의 사퇴가 과연 도지사 선거판을 흔들 진짜 변수일까. 변수가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 보인다. '표심'이란 것이 묘한 까닭이다.
역대 선거판에서 다이나믹한 큰 변수가 잇따라 등장한 것은 2002년 16대 대선이었다.
첫 번째 변수는 당시 레이스 중 이뤄졌던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였다. 시너지 효과가 만만찮았다. 진보 진영의 노 후보와 대한축구협회장으로 그해 있었던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든 정 후보 간 결합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 필적할 만한 카드로 떠올랐다.
그런데 투표일 직전 정 전 후보가 노 후보 지지를 철회하는 반전 변수가 벌어졌다.
노 후보 캠프의 정대철 중앙선대위원장이 정 전 후보의 자택을 찾아가 지지 철회 표명을 번복해달라고 공개 호소하는 등 노 후보 측에서는 발을 동동 굴렀다.
그러나 투표결과 노 후보가 득표율 2.33%p 격차로 이 후보를 근소하게 제쳤다. 이를 두고 정 전 후보의 지지 철회가 진보 진영의 총 결집을 가져왔다는 분석이 유력하게 나왔다.
정 전 후보의 지지 철회가 노 후보에게는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된 셈이다.
27일로 지방선거가 69일이나 남았다. 이 전 교육감의 사퇴를 놓고 유·불리를 얘기하는 것은 때이른 감이 있어 보인다. 불리하다고 봤던 변수가 묘한표심에 의해 유리하게 바뀔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