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여성 유권자, 다시 클린턴 위해 뭉치나?

힐러리 사퇴론 역작용

2008.03.31 23:41:10

민주당 경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왼쪽)이 29일(현지시간) 인디애나폴리스의 시청사에서 지지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지지자가 입고 있는 티셔츠에 새겨진 "여성의 기회는 백악관에 있다"는 로고가 눈에 띈다.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지지자들 사이에서 힐러리 클린턴 사퇴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오히려 이 사퇴론이 클린턴에게는 반전의 기회가 되고 있다. 여성 유권자들이 클린턴을 위해 다시 뭉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월마트에서 점원으로 일하는 데브라 스탁스(53)는 클린턴의 사퇴론을 듣고 기분이 나빴다며 ″내가 보기에는 클린턴은 강한 여성이며 끝까지 경선에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클린턴 선거운동 뱃지(campaign button)를 달고 다녀 '버튼 레이디'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로 열렬한 클린턴 지지자다.

힐러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주장이 거세지는 가운데 민주당 선거 전략가들 사이에서도 오히려 힐러리 클린턴의 사퇴를 압박하면 여성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고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바마를 지지하고 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 민주당 의장 캐롤 파울러는 ″클린턴을 중도 포기시키려면 후보에게나 대중에게나 더 강력한 이유가 필요하다″고 아직은 자제를 촉구했다.

민주당 내의 싸움은 오히려 이미 대선 진출이 결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만 좋은 일을 시킨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무효화된 플로리다와 미시간 주 경선을 포함하지 않으면 서약대의원 수에서 클린턴이 오바마를 따라잡을 수는 없겠지만 오바마도 경선에 필요한 서약대의원 2025명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경선 결과는 800명에 달하는 슈퍼대의원에 달려 있다. 슈퍼대의원은 당원으로서 어떤 후보든 지지할 수 있다.

대부분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러나 오바마가 서약 대의원 수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는 한 슈퍼대의원이 오바마가 선두를 지키고 있는 상황을 뒤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다.

그래도 클린턴 진영은 많은 슈퍼대의원이 클린턴을 지지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으며 특히 경선이나 대선에서 여성 유권자들의 힘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오랫동안 민주당 당원으로 활동해온 클린턴 진영의 앤 루이스는 ″민주당 당원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자원봉사를 해온 여성 유권자들로부터 많은 메일을 받고 있다″며 ″그들이 신념을 갖고 도와준 민주당 사람들이 힐러리에게 사퇴를 요구하고 나아가 지금까지 고수해온 가치를 버리고 있다는 사실에 격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유권자들은 대부분 백인 중산층 여성으로 퍼스트 레이디 시절 클린턴의 열렬한 지지자들이었다.

실제로 성 차이는 지금까지의 프라이머리에 뚜렷한 편이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힐러리 지지자 중 여성 비율은 59%, 오바마 지지자의 여성 비율은 36%였고 오하이오에서는 힐러리가 54%, 오바마는 45%를 획득했다. 캘리포니아와 오하이오는 대선에서도 승패를 가를 만한 격전지다.

한편 오바마는 거의 모든 지역에서 클린턴에 비해 높은 남성 유권자의 지지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지역에서도 여성 유권자의 지지도에서 힐러리를 앞서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오바마는 펜실베이니아에서 힐러리의 사퇴에 반대하며 ″클린턴 의원은 원하는 만큼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밝혔다. 펜실베이니아는 4월22일 프라이머리를 치룬다.

6월3일까지 9개 지역에서 프라이머리가 더 남아 있다.

클린턴은 끝까지 경선에 임하겠다며 '치열한 경쟁'은 당에도 이익일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더 강력한 민주당 대선 후보를 내놓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클린턴은 인디애나 주 해먼드에서 28일 ″내가 경선을 끝까지 지켜야 할 이유는 아주 많다″며 ″펜실베이니아, 인디애나와 노스캐롤라이나를 비롯한 경선이 남아 있는 모든 지역의 사람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높일 기회를 가져야 하고 그들이 행사하는 투표가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클린턴이 인디애나 주를 돌며 유세를 하는 동안 여성 유권자들은 열렬히 환호했다. 인디애나 주는 5월6일 프라이머리를 치른다.

백악관에서 여성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마리 윌슨은 ″클린턴이 가장 연약하고 힘들어 할 때 여성들은 결집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스캔들에 휩싸였을 때부터 아이오와에서 오바마에게 대패한 후 1월 치룬 뉴햄프셔 프라이머리까지 클린턴은 여성들의 크나큰 지지로 버텨왔다.

미국 여성들의 힘이 미 대선을 뒤흔들 수 있는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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