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천 '생뚱맞은' 제방 철재 펜스

청주시, 330억 들여 시공…시민들 갸우뚱
"차라리 차도-보도 사이 안전장치 만드는게"

2013.06.19 20:17:01

청주시가 330억원을 들여 시공하고 있는 무심동로 제1운천교~송천교 1.89km 구간 보행. 자전거도로와 철재 펜스 시공현장. 무심천 제방쪽으로 철재펜스가 설치돼 있다.

ⓒ김태훈기자
청주시가 무심천 제방에 생뚱맞게 '철재 펜스'를 설치하고 있다.

무려 330억원이라는 엄청난 혈세를 쏟아 붓고 있다.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해", 쉽게 말해 보행자 또는 자전거 운전자들이 '무심천 제방으로 굴러 떨어질까 봐' 펜스를 설치한다는 게 이유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예산 부족 타령을 늘어놓고 있는 청주시가 이 같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며 청주시를 비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청주시가 특정 업체의 배를 불려주기 위해 이 같은 사업을 발주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로 쳐다보고 있다.

청주시는 최근 '무심동서로 확장공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무심동서로 보행도로를 확장·보수하고 무심천 제방에 철재 펜스를 설치하는 것이 주 사업이다.

이를 위해 청주시는 최근 330억원을 들여 무심동로 제1운천교~송천교 1.89km 구간 보행·자전거 도로 확장·포장과 함께 철재 펜스 설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무심동서로 확장 사업의 1단계 공사다. 올 연말 준공된다.

문제는 무심천 제방에 설치된 '철재 펜스'다.

청주시는 "무심동서로 확장 사업의 일환으로 보도 겸 자전거 도로를 설치하는 것"이라며 "펜스는 제방 쪽으로 보행 및 자전거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해 설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보행자나 자전거 운전자들이 무심천 제방으로 미끄러져 굴러 떨어질까 봐 펜스를 설치 한다는 것.

그는 이어 "보행자나 자전거 운전자들의 안전 확보 얘기가 나와 펜스 설치를 설계에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도저히 청주시를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다.

기존 무심천 제방에서 보행자 또는 자전거 운전자들의 안전사고 민원이 잇따르지도 않았을 뿐더러 차라리 차도와 보행도로 사이에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방안이 더 보행자와 자전거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심지어 도시 미관에도 좋아 보이지 않고, 청주시가 '녹색수도'를 표방하고 있으면서도 친환적 재질의 펜스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19일 오전에 만난 무심동로 한 식당 주인은 "청주시가 돈을 주체하지 못해 저런 일을 하나보다"며 "생뚱맞게 도대체 왜 펜스를 저기에 설치했는지 모르겠다"고 청주시를 비난했다.

인근 중소기업 관계자는 "아마 보행자나 자전거 운전자들이 제방으로 굴러 떨어질까 봐 펜스를 설치한 것 같은데 안전을 위해서라면 차라리 차도와 보행도로 사이에 안전 펜스를 설치하는 게 맞을 것 같다"며 "보기에도 좋지 않고, 예산낭비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 이호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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