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콩나물밥 독극물 사건' 석달째 오리무중

경찰, 단서 못찾아

2013.05.26 19:41:51

속보=한때 보은지역 사회 민심을 뒤숭숭하게 만들었던 '콩나물밥 독극물' 사건이 오리무중에 빠졌다.<2월 26일자 3면, 27일자 2면, 3월 21일자 3면>

3개월 전 보은에서는 농약이 든 콩나물 밥을 먹은 노인 1명이 숨지고, 5명이 혼수상태에 빠진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경찰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26일 보은경찰서에 따르면 그동안 콩나물 밥을 조리한 음식점 주인과 종업원, 주변 인물 등 20여명을 불러 조사했지만,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했다.

음식을 준비했던 이모(78·여)씨가 농약 중독 후유증으로 당시의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데다, 목격자나 증거도 없기 때문이다.

사건은 지난 2월 20일 보은군 보은읍 삼산리의 한 음식점에서 노인 6명이 화투놀이를 하다 콩나물밥을 지어먹은 뒤 일어났다. 콩나물밥을 나눠 먹은 노인들은 호흡곤란 증세를 나타냈고, 청주의 종합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들 중 5명은 치료를 받고 퇴원했지만, A(72) 씨는 닷새 만에 숨졌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 이들이 먹은 콩나물밥의 양념간장에서 농약인 '메소밀' 성분을 찾아냈다.

색과 냄새가 없는 '메소밀'은 독성이 매우 강한 원예용 살충제로 농촌에서는 곡식을 갉아먹는 쥐를 잡을 때 이 농약을 고구마나 감자에 발라 사용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경찰은 애초 조리 과정에서 실수로 농약이 들어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했다.

하지만 농약을 담았던 용기 등이 발견되지 않자 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주변 인물 20여명을 대상으로 거짓말 탐지기 조사까지 했다.

음식점 주변의 폐쇄회로(CC)TV는 물론 양념간장의 재료인 간장과 파, 깨소금, 참기름 유통 과정도 샅샅이 점검했지만, 혐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경찰 관계자는 "한때 보험금을 노린 범죄라는 소문이 퍼져 피해자들의 보험 가입 여부 등도 조사했지만 특이할 만한 내용이 없었다"며 "식당 주인을 비롯한 피해자들이 모두 고령이어서 기억을 떠올리는데도 한계가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자주 이 음식점에 모여 화투놀이를 한 것을 확인하고, 돈 문제와 관련해 앙심이나 원한을 품을만한 일이 있었는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보은 / 이주현기자 jh67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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