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유권자들은 지난 15~17대 대선에서 어떤 투표 성향을 보였을까. 28일 최근 세 차례 대선 결과를 놓고 '충북표심'을 살펴본 뒤 이번 18대 대선에서의 투표성향을 전망해 본다.
◇15대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여권·보수 성향 충북→ '야당후보 DJ 지지'
지난 1997년 대선 당시 충북 유권자들은 새 정치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를 선택했다. △김 후보 29만5천666표(37.43%).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24만3천210표(30.79%).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 23만2천254표(29.40%).
김 후보는 13대에선 제2야당이었던 평화민주당으로 출마, 불과 8만3천132표(10.97%)를 얻는데 그쳤다. 14대에서는 민주당(제1야당)으로 출사표를 던져 19만1천743표(26.04%).
충북 유권자들은 김 후보가 아닌 민주정의당(13대)과 민주자유당(14대) 후보로 출마한 여당 후보를 연거푸 선택, 1등을 차지하게 했다.
13·14대와 15대 대선 결과를 비교해 보면 여권·보수성향의 충북 유권자들이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 1표를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와 충청권 맹주였던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는 15대 대선 전, 내각제 등을 매개로 후보단일화를 이뤘다.
◇16대 충북표심, 盧와 '행정수도 이전 공약' 선택
'충북표심'은 2002년 16대에서는 새천년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1등으로 뽑았다. △노 후보 36만5천623표(50.41%).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31만1천44표(42.89%).
당시 9월 노 후보는 행정수도를 충청권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공약은 충청권에서 주효했다. 결과적으로 충북과 대전·충남에서 모두 1등을 했다.
노 후보가 대선을 불과 3개월 여 앞두고 13~15% 안팎의 지지율에 머무른 점과 충청권이 특수한 경우인 15대 대선을 제외하고는 전통적으로 여권·보수 성향의 투표행위를 해 왔다는 점 등을 맞물려 보면 충북 유권자들이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신뢰한 것으로 해석된다.
즉 '충북표심'이 여권·보수 성향의 투표행위를 선택한 것이 아닌 지역발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약을 선택했다는 얘기다.
◇17대 MB, 충북서 압승… 충북표심-전국표심 '동일 기류'
2007년 17대에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충북에서 압승했다. 보은군에서만 졌고, 충북 전 지역에서 1등 득표를 기록했다.
△이 후보 28만9천499표(41.58%) △대통합 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16만5천637표(23.79%) △무소속 이회창 후보 16만2천750표(23.38%).
이 후보는 정 후보 보다 12만3천862표를 더 획득했다. 15대에서 김 후보는 이 후보 보다 5만2천456표를, 16대에서 노 후보는 이 후보를 상대로 5만4천579표를 각각 더 득표했다.
이 같은 결과는 '충북표심'이 전국표심과 맥을 같이 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 후보는 충북 뿐만 아니라 호남권을 제외하고, 전 권역에서 고루 득표해 총 득표수에서 정 후보 보다 무려 531만7천708표를 더 받았다. 역대 최다 표차다.
◇18대 '충북표심'·… 안철수+昌 지지층 누구 택할까?
이번 18대에서 충북 유권자들은 어느 후보를 선택할까. 출마를 사퇴한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와 15~17대 대선에서 상당한 득표력을 보여준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등이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로 야권 후보가 교통정리된 뒤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의 충청권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박 후보는 44.7%, 문 후보는 40.8%를, 동아일보와 R&R 조사에선 박 후보 45.0%, 문 후보는 44.6%를 각각 기록했다.
안 전 후보의 사퇴 직전 한국갤럽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박 후보 55%, 문 후보 39%. 안 전 후보 사퇴 전후 조사를 맞물려 보면 안 전 후보 지지층이 문 후보에게 쏠린 것으로 읽히는 조사 결과다.
또 한가지 눈여겨 볼 대목은 이 전 대표의 박 후보 지지선언이다. 이 전 대표는 세 차례 충북 대선에서 고정표가 있음을 보여줬다. 15대 30.79%, 16대 42.89%, 17대 23.38%. 이런 이 전 대표가 박 후보의 당선을 위해 지원연설을 하는 등 충청표심을 자극, '충북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대선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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