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 폭등…농업인 “손에 쥔게 없어요”

3.3㎡당 3천∼4천원 밭떼기거래…“원가 건지면 다행”

2007.11.25 23:33:38

25일 새벽 2시. 보은군에서 직접 농사를 지어 수확한 배추를 농사꾼이 도매상들과의 판매를 하기 위해 배추 선별과정 등으로 바쁜 걸음을 하고있다.

ⓒ최영덕
올해 배추 가격의 폭등의 원인은 총 재배면적이 줄어든데다 여름 태풍과 잦은 비 등 기상조건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기상조건으로 인해 배추 모종과 작황이 좋지 않아 농업인들의 대부분은 지난 9월부터 중간상인들과 ‘밭떼기(포전거래)’ 등의 거래를 하기 시작했다.
농업인들은 3.3㎡ 당(포기당 500~800원선) 3천~4천원대의 가격으로 중간상인들과 밭떼기 계약을 맺어 배추 가격 폭등에도 손에 쥔것은 거의 없다.
보은군에서 배추 농사를 짓는 이모(51)씨는 “지난해엔 과잉생산으로 배추값이 폭락해 그냥 뽑아 가라고 해도 가져가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면서 “수급 불균형으로 배추값이 폭락하거나 폭등하는 것을 예측하기 힘든상황이고, 기상조건으로 인해 작황이 좋지 않아 헐값에 중간상인들과 밭떼기 거래를 한 농사꾼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보은군에서 노모와 부인과 함께 배추 농사를 지어 직접 육거리 도깨비 시장으로 나와 도매상들과 경매를 하거나 낮시간에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를 하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2시 이씨는 자신의 밭에서 벌어진 배추 잎을 묶기 시작해 배추 수확에 들어가 갓 수확한 배추들을 모두 1t 트럭으로 옮겨졌다.

오후 6시. 이씨가 하루 동안 수확한 배추는 약 600여포기로 출하작업을 마쳤다.

25일 새벽 2시. 청주 육거리 도깨비 시장에 직접 배추, 무 농사를 지은 농업인들과 밭떼기 상인들이 하나둘씩 몰려들기 시작했다. 도착한 모든 사람들은 배추를 내려놓기 시작해 배추 의 크기와 무게별 선별과정을 통해 3~4개씩 포장작업에 여념이 없다.

새벽 3시30분. 도매상들이 하나 둘씩 몰려들기 시작해 이내 흥정을 벌이는 소리에 대낮을 방불케 한다.

이씨도 도매상들과 흥정을 벌여 포기당 2천~2천500원선에 500여포기 이상을 모두 판매했다. 이후 남은 100여포기는 소매상들에게 새벽 6시부터 낮12시까지 판매된다고 전했다.

이씨는 “밭떼기로 도매상들에게 거래하면 배추값이 폭락하는 것과 상관없이 안정된 수익이 보장되지만 손에 돈을 만질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든다”며 “올해는 작황이 좋지 않아 출하량이 많지 않지만 그나마 배추값이 폭등해 수익을 남길 수 있을것 같다. 인근 대부분의 농사꾼들은 밭떼기로 인해 농사 비용을 제하면 남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지난 9월 밭떼기 거래를 한 중간 도매상들도 큰 수익을 남긴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지난 9월 청원군 옥산면 밭떼기 거래를 한 중간 도매상 한모(38)씨는 “요즘 소매상에서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배추 가격이 3천원선이 넘으니까 도매상들의 수익이 엄청 큰 줄 안다”며 “3.3㎡당 3천원을 주고 산 밭을 관리하는데 5천원 남짓 들어갔다. 농약과 인부, 화물비, 배추포장비 등 모두 고려하면 포기당 산지 가격은 800원 꼴이지만 배추가격의 폭등에 반해 작황이 좋지 않아 수익은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 최영덕기자yearm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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