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지식 습득… 고품질로 결실

연구·노력으로 7년 연속 친환경 저 농약인증 취득

2007.10.19 00:19:49

지난 1994년 농사를 지으며 부농의 꿈을 키우겠다는 일념으로 귀농한 박영근·이혜정(음성군 삼성면 청룔리 449)씨 부부. 농사일에 전혀 경험이 없던 박씨 부부는 어떤 작물을 재배해야 할 것인가 오랜 고심 끝에 당시 배 주생산지였던 지역 여건과 주위의 권고 등으로 배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배 농사 시작 후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대만에 수출길을 여는 등 선진 농업인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미 FTA 파고를 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박영근·이혜정씨 부부를 지면에 담는다.
/ 편집자 주

△귀농에서 최고 배 생산까지
“어렵고 힘든 농촌생활이지만 앞으로 더 좋은 날이 있을 거란 기대감으로 열심히 농사일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충북도내 배 주생산지로 유명한 음성군 삼성면에서 3만3천여㎡의 청룡배농장을 운영하며 연간 1억5천여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박영근(46)·이혜정(45)씨 부부.
이들 부부는 암담한 농촌현실을 지혜와 슬기로 극복한 선진 농업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씨 부부가 농촌에 둥지를 튼 것은 지난 1994년. 삼성이 고향인 박씨는 삼성초등학교 졸업 후 향학의 꿈을 안고 상경, 학교와 직장생활을 하다 실증을 느낀 나머지 부인을 설득해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며 부농의 꿈을 키워보겠다는 일념으로 무작정 낙향을 했다.
그러나 농사일에 전혀 경험이 없는 박씨 부부는 과연 어떤 작물을 재배해야 할 것인가 고심을 해야 했으며, 무엇보다 확실히 농촌에 정착할 수 있는 작목 선택이 가장 중요했다.
이때 당시 배 주생산지였던 지역 여건 파악은 물론 주위의 간곡한 권유 등으로 배 농사를 짓기로 결심하게 된다.
배 농사는 당시만 해도 소득증대에 큰 변화가 없고 특히 앞으로 다가올 농산물 수입개방화에도 경쟁력에서 별로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관계기관과 각종 언론 보도 등을 바탕으로 결심을 더욱 굳히게 했다.
평소 한번 결심을 하게 되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불도저식(?)으로 일을 처리하던 박씨는 삼성농협 배 작목반 회원에 무작정 가입했다.
박씨는 이때부터 지역 농업기술센터와 나주 배 연구소, 원예 시험장 등을 열심히 찾아다니며 배 농사에 대한 기술을 배우는 한편, 전국에 널리 알려져 있는 배 농장을 직접 견학, 각종 정보 습득은 물론 재배 경험 등을 상세하게 알아보는 등 나름대로의 지식을 쌓았다.
이 같은 산지식을 습득한 박씨 부부는 이듬해인 1995년 봄. 산과 논, 밭이었던 기존의 농지를 전면 경지정리를 통해 최신 배 농사 기법인 Y자형 배 과수원 3만3천여㎡을 조성, 그해 가을 본격적으로 배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박씨 부부가 선택한 Y자형 배 농사 기법은 기존 과수원보다 기계화 작업이 용이해 노동력을 크게 절감할 수 있고 충분한 일조량과 통풍이 원활해 생산량 증가는 물론 맛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농사 초년생들이 겪듯이 박씨도 지난 1999년 부푼 꿈을 안고 첫 수확을 했지만 경험부족과 관리 허술 등으로 품질이 좋지 않은 배를 생산, 제 값을 받지 못하면서 낙심 하게 됐다.
하지만 박씨는 다시시작하자는 일념으로 이듬해부터 배 농사와 관련된 영농서적을 파헤치고 각종 교육을 이수하면서 점차 농사에 대한 자신감이 붙기 시작해 지역에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과학적인 친환경 농법
박씨가 선택한 농사 기법은 과학적인 친환경 농법.
박씨는 우수농산물 생산을 위해 제초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초생재배를 실시, 땅의 지력을 길러주고, 퇴비는 톱밥발효돈사로부터 구입한 뒤 1년간 미생물을 다시 한번 배합 한 후 과수원에 살포해 지렁이와 각종 미생물이 왕성하게 살아나면서 땅 심을 높이고 당도가 뛰어난 품질 좋은 배를 생산 할 수 있었다. 또 병해충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스스로 터득한 방식인 목초액+마늘+양파, 생선아미노산+배 식초 등을 혼합해 연간 5회 이상 과수원에 살포해 깨끗하고 품질 높은 배 생산에 주력했다.
이 같은 박씨의 연구 노력 결과 2001년부터 최근까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친환경 저 농약인증을 취득했다.
2006년에는 처음으로 박씨 농장에서 생산된 신고 배를 대만으로 6천만원 이상 수출했으며, 올 들어서도 지난 추석때 일부 수출한 것을 비롯해 대만 바이어들과 가격을 상담중에 있다.
박씨가 생산한 배의 우수성이 점차 알려지면서 현재는 국내 유명 백화점과 수도권 대형매장 등에서 없어서 못 팔정도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등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박씨는 2000년 충북도 과수품평회에서 은상을 수상한데 이어 2005년 음성군 과수품평회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이 같은 각종 수상을 통해 삼성배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새로운 배 농사에 대한 기술 확산과 보급에 기여한 공로로 2002년 충북도지사표창을 수상하는 등 선진 농업인으로의 자리를 확고히 잡아가고 있다.
특히 선도 농업경영인과 농촌지도자로 인정 받아 지난해 농협에서 선정한 이달의 새농민 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서울 강동구청의 직거래장터에 전속으로 납품하고 있으며, 삼성농협(음성)을 통해 전량 계통출하를 실시해 상품 경쟁력제고와 높은 수취가격으로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또 박씨는 영농회장으로서 그동안 터득한 배 재배기술을 전파하기 위해 배 과수원을 영농교육장으로 활용, 농장을 방문하는 농업인에게 각종 우수사례 및 새로운 기술을 보급하고 있다.
청룡리 마을 이장도 맡고 있는 박씨는 “갈수록 희망을 잃어가는 농촌현실을 그대로 바라만 보면서 탄식하는 것보다 어떻게 이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해야할 것인가를 생각한다”며 “다량 생산보다는 소비자들이 어떤 품질을 원하는 가에 초점을 둔 맞춤형 농업경영이 어려운 이 시대를 탈출하는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이어 “우리나라 농업도 이젠 구태적 안주에서 벗어나 노력하고 공부하는 선진 농법만이 희망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기획취재팀 <취재협조:충북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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