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 자원 제주 생활 ‘재미‘

체험 관광+휴식 ‘일석이조‘

2007.08.24 10:36:22

농촌 체험관광이 주목받고 있다. 도시민은 휴식과 활력 충전을 할 수 있어 좋고, 농어민들은 돈을 벌 수 있어 더욱 좋다. 제주도 서귀포시 신풍리에 자리 잡은 ‘어멍아방잔치마을’은 외부 사람의 발길이 좀처럼 닿을 것 같지 않은 곳이지만 활기가 넘쳐나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의 향취를 느껴보려는 도시민이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생업으로 바쁜 시기지만 마을 주민들은 피곤함도 잊고 즐거운 표정으로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이곳의 농촌 체험관광이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더해가면서 참여 농가도 짭짤한 부수입을 올리고 있다. 연간 5천~1만여명이 다녀가는 관광지로 거듭난 ‘어망아방마을’을 찾았다.
/ 편집자 주
△쪽빛바다와 푸른 하늘 한눈에
제주공항에서 자동차로 40분을 달려 마을 초입에 들어서면 탁 트인 쪽빛바다와 푸른 하늘이 한눈에 들어온다. 조랑말이 뛰놀고 난대림이 빼곡한 곳, 성읍민속마을과 이웃한 곳이다.
‘어멍아방’이란 제주 사투리로 어머니와 아버지라는 뜻. 지난 2002년 농진청에서 지정하는 전통테마마을로 선정된 뒤 만든 신풍리(新豊里)의 브랜드 이름이다. 제주의 전통문화와 농·어업을 관광과 연계시킨 그린투어 마을이다.
이 마을에서는 제주도에서 사라져가는 전통혼례의 원형을 찾아 볼 수 있다. 신풍리는 제주도의 고(高), 양(梁), 부(夫)씨의 조상이 이곳에서 세 명의 공주와 혼인을 올렸다는 전설이 서린 혼인지에 인접해 있다. 부모님의 은혼식, 금혼식을 기념할 때 제주 전통혼례를 재현하는 이벤트를 이곳에서 만들 수 있다.
△도시민이 원하는 ‘틈새’ 공략
어망아방 마을 주민은 220여가구 570여명이며, 농촌체험관광에는 50여가구가 참여하고 있다. 대개의 농촌체험 마을이 기껏해야 20가구를 넘지 못하는 것에 비추어 대규모다. 인구가 많다는 것은 주민의 사회적 이동이 적고 지역 폐쇄성이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것을 함축한다. 어딘지 모르게 외지인을 배척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프로그램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특히 어멍아방 마을은 제주관광에서 도시민이 바라는 틈새를 공략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제주권 관광은 ‘겉에서 보는 제주’만을 보여주지만 농촌관광 체험을 통해 ‘마을 사람과 호흡을 같이 하며 제주사람의 생활상을 경험한다’는 특징이 있다. 관광유형 중 제일 문화성이 높은 형태다. 마을사람과 대화하며 사투리를 배우고, 아침에 포구에 가서 방금 잡은 신선한 물고기와 한치로 비빔밥과 회를 같이 먹는 풍경은 신풍리만의 모습이다.
토종 제주사람들의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이다. 마을에서 생산되는 무공해 농산품을 이용해 주민들과 함께 직접 만들어 보고, 맛도 보는 음식체험과정이 포함돼 있다. 양념이 적고, 재료 그대로의 맛을 살린 음식에서 나오는 담백함이 그만이다.
오갑부(54) 마을대표는 “신풍리는 전국에서 가장 일조량이 많고 청정하다는 환경적 유리함을 갖고 있다”며 “신풍리가 1등 농촌체험 마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험프로그램 특화 방문객 ‘급증’
“저 오름광(오름과) 저 바당이(바다가) 사시사철 곱수다(곱습니다).”
신풍리 마을 신태범(41) 사무장은 마을을 이렇게 소개했다. 오름과 쪽빛바다 등 천혜의 자연자원이 도시사람들을 부르는 자원이라는 것이다. 팜스테이에 대한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신 사무장은 육지사람들이 체험해 보지 못한 제주만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남제주군 농업기술센터의 기술지원을 받아 어멍아방 결혼 체험, 고망(구멍)낚시, 집줄놓기, 바닷물 손두부 만들기, 오름등반, 감귤수확, 감귤가공(즙, 잼), 염색체험, 사투리 게임 등을 만들어냈다. 제주도가 아니면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년간 5천~1만명이 다녀가는 마을로 이끌어냈다.
신 사무장은 요즘 주민들에게 외지인을 맞는 친절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을 남제주군에서 실시하는 서비스 친절교육에 참가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그는 “우리 마을을 찾는 관광객 및 소비자들에게 우리 지역 농특산물을 구매하게 하고, 독특한 체험을 하며 쉬어 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게 꿈”이라며 그의 포를 밝혔다.
△매년 프로그램 추가 재방문 증가
어멍아방마을은 매년 계절별로 체험프로그램을 추가하면서 재방문율을 높였다. 10번을 다녀간 가족이 있을 정도다. 농특산물 직거래도 덩달아 증가했다. 성인 단체 방문객이 찾아오면 마을에서 생산하는 감귤을 비롯해 콩, 감자, 당근, 야생고사리, 성게, 소라 전복 등 모든 농특산품이 매물로 나온다.
농외소득이 가구당 300~400만원 정도지만 많은 농가는 1천만원에 이른다.
체험관광으로 소득이 늘어난 것보다 주민들은 마을이 생기를 되찾은 것에 더 기뻐하고 있다. 도시 사람들과 교류하게 되면서 컴퓨터를 하게 됐고, 영화 관람 등 문화생활도 즐기게 됐다.
한나산(47) 부녀회장은 “예전에는 생업 말고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살았는데 지금은 모두 부지런해졌고 마을도 활기가 넘친다”며 “이 정도 마을이라면 살 만하지 않느냐”고 미소를 지었다.
/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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