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 미담들

2007.04.20 02:28:00

♣ 장애 극복한‘웃음 전도사’최명숙씨
“눈은 놀란 토끼눈, 코는 킹콩코, 입은 붕어입처럼 내미세요.(호호) 혀를 맛있는 알사탕처럼 하고 좌로 30회, 우로 30회 돌려보세요.”
증평군 도안면 화성리 도안제일교회에서 매주 화요일 열리는 노인대학 강의가 있던 지난 17일 50여명의 할머니 할아버지는 국제레크리에이션협회 강사인 최명숙(여·50·증평군 증평읍 송산1리)씨의 ‘웃음치료와 건강박수’ 특강시간 내내 건강박수를 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날 어르신들에게 웃음을 선사한 ‘웃음전도사’ 최씨는 지체장애 3급이다. 결혼하고 3년 뒤인 1986년 6월 장마철 어느 날 최씨는 병원을 찾았다가 넘어지면서 다리가 부러졌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깁스를 풀었으나 최씨의 오른쪽 무릎은 부어올랐고,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은후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최씨의 무릎 관절은 더 이상 나아지지 않았다.
한때 자살을 결심하기도 한 최씨는 오랜 칩거생활을 털고 적극적인 삶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하게 된 데는 2003년 8월 증평군이 설치되면서 여성회관 여성강좌 1기생으로 워드프로세서 2급 자격증과 웃음치료 레크리에이션 자격증을 따면서 부터다. 또 지난달에는 동화구연 자격증도 땄다. 지금은 청주의 한 보청기 회사에서 실기위주의 웃음 교육을 받고 있다.
그후 증평문화의집을 비롯해 늘푸른아동센터, 은빛마을, 청주 여자교도소와 서부사회복지관, 전북 전주 작은샘골공동체 등에서 웃음을 전달해 오고 있다.
최씨는 “좋은 사람 많이 만나서 도움을 받아 고맙다”며 “입은 은덕을 사회에 환원하는 마음으로 웃음을 잃지 않고 지내고 싶다”고 밝혔다.

증평 / 강신욱기자
♣ 전원식씨 청각장애 제자들과 동고동락 27년
충주성심학교 전원식(57) 교사가 청각장애 제자들을 위해 27년 동안 직업기술을 전수해 오면서 참스승으로 존경받고 있다.
전 교사는 숭실대학교 전기공학과에 재학하던 때만 해도 장애가 없는 정상인으로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이였으나 대학 재학 중 퇴행성난청으로 청각을 완전히 상실하면서 자신의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암울한 나날을 보냈다.
그러던 중 전문직업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주변의 권유로 서울에서 양복기술을 익힌 후 수 년 간 양복 만드는 일에 종사해 오다 1980년 3월 자신과 같은 청각장애인들에게 양복 만드는 기술을 가르쳐 주겠다는 각오로 청각장애인 학교인 충주성심학교를 찾았다. 전 교사는 이후 28년째 청각장애 학생들에게 양장·양복기술을 가르쳐 오고 있는데 그동안 그가 배출한 제자만도 500여명이나 되며 이들 대부분이 졸업 후 양장.양복 업계에 취업했거나 직접 점포를 경영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최근 열린 충북장애인 기능경기대회에서 이경민 양이 은메달을 차지하는 등 전 교사가 가르친 제자들이 3년 연속 은메달을 따내는 성과를 거뒀는가 하면 전국 규모의 직업기술 경연대회에서도 다수 입상하는 쾌거를 일궈 전 교사를 기쁘게 했다.
전 교사는 졸업한 제자들에게 학교 소식을 수시로 알려주고 제자들의 생생한 소식도 학교에 전하는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요즘에는 졸업생들의 결혼이나 애사에 참석하느라 분주한 나날을 맞고 있다.
조일연 교감은 “전 교사는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들까지 청각장애인들을 일일이 보살펴주면서 삶의 희망을 심어주고 있는 이 시대의 참스승”이라고 말했다.

/ 김병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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