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도 챙기고 용돈도 벌고

충북 3천597곳 체조·노래교실 등 운영 호응,일부 짚풀공예 등 수익사업… 일자리 늘려야

2007.02.02 09:04:08

경로당하면 지금도 노인들이 모여서 ‘화투’치는 곳으로 알고 있다.

과거 농촌에서는 추수가 끝난후 할 일이 없는 노인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화투를 치거나 새끼를 꼬거나 가마니 짜는 곳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세태의 변화에 따라 경로당이 요가를 하거나 노인들의 건강관리실, 돈버는 곳으로 변신하면서 노인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경로당과 노인취업
2005년말 충북도내의 경로당수는 3천597개, 양로원과 요양원이 19개로 경로당을 이용하는 노인들은 9만4천572명, 양로원이나 요양원의 시설 등에 수용돼 있는 노인은 1천216명이다.
경로당 회원은 11만3천195명이나 이들이 모두 경로당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경로당이 지역 어르신들의 모임장소 또는 예전처럼 여론의 중심지 역할을 이제는 떠났다. 소위 할 일 없는 노인들이 모여앉아 예전과 같이 화투를 치거나 동네 젊은이들을 비판하는 장소에서 소득증대의 일익을 담당하는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다.
60세이상 노인 취업현황을 보면 지난 95년 전국적으로 160만4천명이 취업을 했으나 충북은 5.04%인 8만1천명 만이 취업을 한 것으로 통계보고서에 나와있다.
2000년에는 8만8천명으로 전국의 4.5%, 2003년은 9만명으로 전국 4.2%, 2005년은 9만7천명으로 전국의 4.1%를 차지했다. 이처럼 충북의 노인층 취업은 지난 95년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화투에서 건강관리 하는 곳으로
일부 농촌지역의 경로당은 지금도 노인들이 모여서 화투를 치거나 잡담하는 곳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경로당의 역할이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곳으로 변화하고 있다.
청주를 비롯한 아파트 밀집 지역의 경로당이 노인들의 건강관리를 해주는 곳으로 변화하고 있다.
일부 경로당은 시에서 집중 투자해 노인들을 위한 ‘건강관리’와 ‘노래교실’ ‘포크댄스’ 등으로 변신을 하고 있다. 노인들이 이른 아침부터 경로당에 모여 건강체조를 하거나 강사의 손짓에 따라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익숙해 있다.
이모(68)씨는 “경로당에서 지금은 노래를 부르거나 건강체조를 하고 있다”며 “경로당이 변화하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촌의 경로당은 겨울철 농한기를 맞아 ‘가마니 짜기’ 또는 ‘멍석만들기’ ‘짚풀공예’ 등을 실시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내 용돈은 내가벌어 쓴다’는 김모(70·괴산군 감물면)씨는 “자식들에게 손내밀기가 어려워 여름철에는 농사일을 돕고 겨울철에는 경로당에서 짚풀공예를 이용한 갖가지 예술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며 “월 50만원의 수입은 된다”고 말했다.

#양로원 또는 요양원
정부가 노인복지를 위해 양로원 설치를 적극 권장하고 있으나 양로원은 집없는 노인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또한 요양원은 일부 경제력이 있는 노인들만이 누리는 특권이라는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일반 노인들로부터 거부감을 받고 있다.
실제로 일부 요양원의 경우 월평균 150만~200만원씩 받고 있어 경제력이 없는 노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부에서는 요양원을 ‘돈잡아 먹는 요양원’으로 기피하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이용료가 턱없이 비싼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경로당을 자기계발 공간으로
노인들 대부분이 ‘일거리 없을까’라는 말부터 한다.
그냥 놀자니 자식들 눈치 보이고 일을 하자니 써주는 곳도 없다. 노령인구가 늘어나면서 노인복지 예산이 대폭 늘었다. 경제활동 인구에서 소외됐던 노인들에게 일자리창출사업이 시작됐고 노인수발제도나 의료지원, 경로당 활성화사업이 정책적으로 강화됐다.
이에 경로당도 노인들이 화투를 치거나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침침한 사랑방 풍경에서 종합문화복지공간으로 조금씩 그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요양원 등의 공간은 사실상 ‘여유있고 활동성 높은’ 노인들이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노인들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은 경로당이다.
경로당에 지원되는 금액은 지자체마다 다르나 연간 250여 만원 정도다.
보건소에서 경로당을 찾아 치매나 중풍 예방을 위한 교육도 실시하면서 활동적인 자기개발 공간으로 경로당이 변하고 있다.
경로당의 노인들은 ‘보호하고 지원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그들에게 활력을 줄 수 있는 것을 찾아주어야 한다.
노인들은 노인정책이 말로만 ‘복지’를 주장하고 있으나 예전이나 지금 변한 것은 없다는 반응이다. 복지보다는 일자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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