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친·반정부 시위대 충돌

2011.02.03 00:27:39

친-반정부 시위대 충돌 현장

이집트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 9일째인 2일 또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집트 반정부 시위대 1만여명은 이날 오전부터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 운집했다. 이들은 "전날 무바라크 대통령의 발표는 충분치 않다"며 무바라크 대통령이 즉각 퇴진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무바라크 대통령은 1일 TV 연설에서 "9월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집트 땅에서 생을 마치겠다"며 대통령직에서 즉각 퇴진해 외국으로 떠나라는 시위대의 요구는 정면으로 거부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정부 시위대 3000여명도 2일 타흐리르 광장 인근에 집결했다.

이에 따라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시위대 간 일촉즉발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결국 충돌이 발생했다.

친정부 시위대는 말과 낙타를 타고 채찍을 휘두르며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돌진했다. 반정부 시위대는 인간 장벽과 차량 장벽을 만들어 친정부 시위대의 진입을 막았다.

양측은 서로 돌과 병, 막대기 등을 던지고 몽둥이를 휘두르며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1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다행히 무기는 사용하지 않았다.

곳곳에서는 누가 발포 했는지 알 수 없는 최루탄이 진동했다.

알렉산드리아에서도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시위대 간 충돌이 발생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반정부 시위대측 시민은 "인간 장벽을 만들기 위해 타흐리르 광장 앞에 있던 중 친정부 시위대와 몸싸움이 벌어졌다"며 "이들은 집권 여당인 국민민주당 소속"이라고 말했다.

충돌이 발생하자 이집트 군은 탱크와 장갑차 등으로 타흐리르 광장 인근을 둘러싸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다. 하지만 양측의 충돌에 개입하지는 않았다.

앞서 이집트 군은 이날 "시위대의 메시지와 요구 사항은 이제 충분히 알려졌고 이해됐다. 이제 이집트가 일상적인 삶으로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며 무바라크 대통령 퇴진 요구 시위를 끝낼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야권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집트 야권연합 무스타파 나가르 대변인은 이날 "타흐리르 광장에서 국민들이 시위를 계속하기를 바란다"며 "4일 모든 정부 청사에서 타흐리르 광장과 의회 등으로 행진하는 '출발의 금요일'에 모두가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무바라크 대통령이 물러난다면 새로 임명된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과 협상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집트 군이 시위 자제를 촉구했지만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시위대 간 충돌이 발생하고 4일 100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예정됨에 따라 이집트에는 또 다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기사제공:뉴시스(http://ww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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