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납치사건 왜 끊이지 않나

카르자이 정부 권위 실추.민심이탈도 한 몫

2007.07.20 17:01:10

20일 한국인 20여명이 무더기로 납치된 것으로 알려진 아프가니스탄에선 최근 외국인의 실종 및 납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올들어서는 탈레반의 춘계 대공세가 시작된 이후 다국적군과 무장세력의 유혈충돌이 잇따르면서 정정이 더 불안해지고 외국인 납치가 잦아지고 있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지난 18일독일인 2명과 아프간인 5명 등이 무장괴한에 납치된 일이다. 앞서 독일 국방부는 남서부에 위치한 님로즈에서 지난달 28일 실종된 한 독일인 남성도 괴한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최근 아프간 전역에서 외국인 납치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무장세력들이 납치를 새로운 `무기‘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3월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 아프간 주재 특파원 대니얼 마스트로쟈코모 기자가 탈레반에 납치된 후 이탈리아 내각은 야당의 거센 공세로 무너지기 직전까지 갔다.

이에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이탈리아 의회가 1천950명의 아프간 주둔 자국 병력을 철수시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탈레반 재소자 5명을 풀어주고 말았다.

서방권 일각에서는 탈레반과의 거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납치라는 무기는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하면서 무장세력에 승리를 안겨줬다.

또 마스트로자코모의 석방 협상이 진행될 때 "이 사건의 잘못된 처리가 탈레반의 납치를 부채질할 것"이라고 비난했던 미국과 영국의 예측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 셈이다.

아프간에는 현재 미군 1만여명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 3만7천명이 배치된 상태에서 막바지 공세를 취하고 있지만 탈레반은 오히려 갈수록 세력이 커지는 형국이다.

특히 지난해 탈레반은 지난 2001년 권좌에서 축출된 이래 가장 강력한 공세를 펼쳤고 한해동안 민간인 1천여명을 포함해 총 4천여명이 사망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다국적군이 대규모 무장세력 소탕작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민간인들의 피해가 잇따르면서 아프간 국민들의 친(親) 탈레반화(化)도 가속되고 있다.

민심의 변화는 지난 3월 나토 전투기가 민가를 폭격해 9명의 민간인들이 사망한 이후 주민들이 "나약해 빠진 카르자이에게 죽음을"이란 구호를 외친데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런 문제로 인해 카르자이 정부는 대 테러전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수 밖에 없고 이는 치안의 악화와 납치사건 증가 등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탈레반이 과거에는 스파이가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된 인질은 대부분 풀어주는 경향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목적을 위해서는 살해를 서슴지 않는다는 점.

무장세력은 지난 3월 납치한 마스트로쟈코모를 내세운 협상이 자신들의 의도대로 진행되지 않자 그와 함께 납치했던 운전사를 참수하면서 이탈리아 정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현지 외교 소식통은 "2005년 이후 탈레반에 피랍돼 살해된 외국인 인질이 최소 10여명이 넘는다"면서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갈수록 유사 사례가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사제공:연합뉴스(http://www.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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