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오토다케’로 불리는 이구원(17·청원군 오창읍 장대리 ‘구원의 집’) 군이 수능이 치러지던 15일 10년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선천성 사지절단증으로 두 팔, 두 다리 없이 태어나 몸통 만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군은 지난 8월 평균 88점으로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대입 수능시험일인 15일 ‘아버지’라 부르는 시설 관계자가 밀어주는 휠체어를 타고 청주 외국어고에 도착해 시험을 치렀다.
이군은 ‘아버지’의 도움으로 점심식사 등 을 해결했다.
시험은 이군이 펜을 입에 문 채 시험지에 정답을 기재하면, 감독 교사가 답안지에 옮겨 적는 형식으로 치러졌다.
이군은 그동안 방에 누운 채 EBS 방송을 보거나 책장을 입 또는 뺨으로 넘기면서 연필을 입에 물고 공부해 왔다.
시험을 끝낸 이군은 “언어와 수리 영역이 어려웠지만, 외국어 영역은 생각보다 쉬웠다”며 “정식으로 수업을 받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수능 점수에 큰 기대는 하지 않으며, 수능 시험을 봤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임했다”고 말했다.
이군은 12년전 ‘오체불만족’을 쓴 일본의 오토다케 히로타다 씨와 해후하며 신체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밝고 희망차게 생활하는 모습이 방송으로 소개되면서 전국민의 심금을 울렸다.
/ 홍수영기자(savrinalove@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