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소생하는 봄은 넘치는 생기로 분주하다. 그러나 눈질환이나 알레르기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봄은 반갑지 않은 계절이다. 봄에 기승을 부리는 황사와 꽃가루 때문이다.
코와 피부에 주로 나타나는 알레르기 질환은 우리 몸의 면역계에서 일으키는 과민반응이 원인이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을 우리 몸이 감지하게 되면 콧물, 코막힘, 가려움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등학생 3명 중 1명꼴로 알레르기 비염과 아토피 피부염이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5명 중 1명은 꽃가루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심할 경우 알레르기성 비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기관지 천식 등으로 발전하는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나무는 주로 소나무와 삼나무, 오리나무, 자작나무 등이다. 이런 꽃가루는 황사 등의 미세먼지와 마찬가지로 입자가 작기 때문에 보통 때는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다 심할 경우 뿌옇게 먼지처럼 날리다 피부에 닿으면 눈 주위, 얼굴, 목, 손, 팔 등 노출부위의 피부가 벌겋게 변하고 가려워지게 된다.
또, 황사가 발생했을 때는 대기 중의 먼지 농도가 평소의 4~5배에 이르며, 황사와 같은 미세먼지는 눈 등 신체에 직접 닿아 질환을 유발하기 쉽다.
황사나 꽃가루 등 작은 입자가 눈에 닿으면서 눈에 자극을 주고, 습관적으로 눈을 비비게 되면서 각막에 상처를 내기 쉽다.
건조한 눈은 외부 자극에 더욱 민감해지므로 인공 눈물을 사용하여 눈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일단 눈에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면 안과를 찾아 전문의의 진단에 따라 치료받아야 한다. 증상과 질환에 따라 안약을 적절히 처방 받아 사용하면 된다.
이 시기는 특히 아이들에게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외부활동이 잦아지고, 신학기를 맞으며 민감해져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무의식중에 눈을 비비는 행동을 삼가도록 하고,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닦도록 지도해준다. 애완견을 키우는 가정이라면 이 기간 동안 애완견을 동반한 산책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동물의 털에 황사나 꽃가루가 묻어 들어올 수도 있다.
렌즈를 착용하는 사람들은 황사가 심한 기간 동안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렌즈를 착용한 눈에 모래 먼지가 들어가 흠집이 나거나 각막을 자극해 상처를 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부득이하게 렌즈를 착용한다면 평소보다 더 철저하게 렌즈 세척을 하여 안질환을 예방하도록 한다. 예방 차원에서 안약을 미리 넣는다거나 눈을 수돗물 또는 소금물로 씻는 등의 조치는 실상 안질환 예방에 효과가 없다.
오히려 전문의의 적절한 처방 없이 안약을 점안하다가는 녹내장, 백내장 등 다른 질환으로 번질 위험이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황사와 꽃가루가 극심한 4~5월이 알레르기 환자들로선 특히 주의해야 할 시기이다. 아이들이 아침나절에 5~6회씩 10여 차례 이상 연속해서 재채기를 하거나 콧물과 눈물을 흘리면 일단 꽃가루 알레르기를 의심해야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코를 자주 비비거나 가려움증이 심하면 알레르기 초기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 강현창기자 anboyu@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