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가는 충북 실종사건

2002년 진천 광혜원 강송이양·2005년 청원 강외면 조상묵씨

2009.06.29 21:21:52

1월 18일 실종된 이모(여·56·청주시 흥덕구 모충동)씨 13일 만에 살해된 채 발견.

5월 29일 행방불명된 조모(여·36·흥덕구 복대동)씨 19일 만에 피살.

6월 20일 납치된 안모(여·49·청원군 강내면)씨 8일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

충북지역에서 부녀자들이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실종사건이 주목을 받고 있다.

충북에서는 2002년 진천군 광혜원 강송이(사진·당시 9세·만승초 2년)양, 2005년 청원군 강외면 조상묵(사진·당시 48세)씨 실종사건이 미제로 남아있다.

수만 장의 기록들이 낡은 서랍 속에 파묻힌 채 점점 잊혀져가는 두 실종사건을 재조명한다.

◇하굣길에서 실종된 송이

2002년 5월 28일 주황색 상의를 입고 검정색 샌들을 신은 송이는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다 오후 3시께 감쪽같이 사라졌다.

송이가 귀가하지 않자 부모는 1시간 정도 송이를 찾아보다 불길한 생각에 실종신고를 했다.

'학교에서 집까지의 거리는 2㎞', '학교에서 나와 장터와 슈퍼마켓, 공업단지를 지나는 하굣길'.

경찰은 이를 근거로 탐문수사와 수색작업에 들어갔다.

경찰은 송이가 오후 1시께 집에 오다 5일장이 열린 장터를 구경한 뒤 슈퍼마켓을 들려 아이스크림을 사 먹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후 슈퍼마켓에서 100m떨어진 공업단지 입구에서 송이가 사먹은 아이스크림 뚜껑이 발견됐다. 수사에 활기를 띤 경찰은 공업단지 입구를 지나다 실종됐을 것으로 보고 공단 입구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분석했지만 송이의 모습은 잡히지 않았다.

경찰은 납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가족들의 주변인물 등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였지만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2007년과 지난해 경찰은 송이양 사건을 재수사키로 하고 대대적인 수색작업에 나섰지만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미제로 남겨놓았다.

◇부녀회 참석 후 실종…단서 없어

조상묵씨는 지난 2005년 2월 18일 오후 8시께 청주∼조치원간 36번국도 강외면 궁평3리 미호천교 옆 정류장에서 실종됐다. 부녀회 참석 후 남편이 있는 천안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다 행방불명된 것이다.

조씨 남편은 부인이 연락이 끊기자 이튿날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조씨가 실종된 18일 밤 11시1분과 3분, 두 차례에 걸쳐 연기군 조치원 죽림동 농협에서 30대 남성이 조씨 남편 명의로 된 현금카드로 50만원과 5만원을 각각 인출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잡혔다. 이튿날 오전 10시께도 이 남성은 조씨 남편 명의의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으려다 비밀번호 오류로 인출하지 못했다.

경찰은 금품을 노린 납치사건으로 방향을 잡고 용의자 신원파악에 주력했지만 수사는 답보상태를 면치 못했다. 경찰은 수사가 원점을 맴돌자 사건 발생 13일 만에 공개수사 체제로 전환, 시민 제보를 기다렸지만 역시 해결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올 초 조씨 사건이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범행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연관성이 불거졌으나 아무런 단서가 나오지 못하면서 이 사건은 또 하나의 미제로 남게됐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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