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KTX오송역에서 출발해 청주국제공항까지 운행하는 747 급행버스가 청주 도심을 지나가고 있다. 747급행버스는 지난 2015년 '비행기처럼 빠르게 승객들을 운송해 준다'는 뜻에서 명명됐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지난해 12월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179명에 달하는 희생자들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청주시 747 급행버스의 번호를 변경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 747 급행버스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비행기체의 제작회사 보잉사의 747기에서 이름을 따왔기 때문이다.
단순히 보잉747기가 '빠르다'라는 개념에서 착안해 이름이 붙여졌기 때문에 사고 기체인 보잉737기를 연상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청주시 747 급행버스는 '비행기처럼 빠르게 승객들을 운송해준다'는 뜻에서 지난 2015년 이승훈 전 청주시장 시절 당시 명명됐다.
게다가 이 버스는 KTX오송역에서 출발해 청주국제공항까지 운행하는 노선을 운행하면서 공항이용객들에게 더욱 친숙한 번호로 자리잡았다.
모든 정류장에 정차하는 것이 아닌 일부 정류장에만 정차를 하다보니 이 구간의 소요시간은 더욱 짧아졌고, 당초 의도대로 다른 버스들보다 빠른 급행버스 역할을 했다.
기존 노선의 소요시간이 70분에서 50분으로 줄어든 것이다.
청주지역 두 번째 급행버스인 757버스도 앞선 747버스와 발맞춰 번호가 부여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인해 보잉사 기체의 안전성 논란이 일었고, 747버스가 오송참사의 트라우마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단순히 '빠르다'라는 개념으로 명명된 버스 번호를 바꿔야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 시민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수많은 국민들이 목숨을 잃었는데 청주시민들은 747버스가 어떤 의미로 이름지어진 지도 모르고 타고 있다"며 "이제라도 버스번호를 바꿔 희생자들을 추모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더욱이 이 버스는 지난 2023년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에서 참변을 당한 버스이기도 해 번호 변경에 더욱 힘이 실린다.
당시 이 버스에는 10여명의 승객들이 타고 있었는데 승객 5명과 운전기사가 순식간에 밀려들어온 수마(水魔)에 안타깝게 희생됐다.
오송 참사를 반면교사해야하는 상황에 '빠르다'라는 개념에서 착안된 버스번호가 바뀌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대해 청주시 시내버스준공영제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747 급행버스를 타는 많은 승객들이 매일 고정적으로 타는 승객들이어서 곧바로 번호를 바꾼다면 혼란을 초래할 수 있어 당장은 번호를 변경하기 어렵지만 번호교체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더욱 커진다면 중장기적으로 번호변경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청주시 747 급행버스는 청주국제공항과 발산교, 성모병원, 덕성초, 문화산업단지, 청주대, 상당공원, 사창사거리, 시외버스터미널, KTX오송역 등에서 정차한다.
1일 31회 운행되며 왕복 운행거리는 57km 정도다.
현재 이 노선의 747 급행버스는 모두 6대가 운행중이며 첫 차는 오전 6시 20분, 막차는 밤 11시 20분이다. / 김정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