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국 해결에 여야 힘 모아야

2024.12.29 18:00:01

[충북일보]대한민국은 현재 총체적 난국이다. 승무원과 여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소속 항공기가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동체착륙 중 활주로 외벽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이날 오후 3시 기준 2명만 구조됐을 뿐 탑승자 대부분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회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여서 더욱 충격적이다. 특히 청주국제공항을 지척에 두고 있는 충북도민들은 남의 일 같지 않다며 애통해하는 모습이다. 사고수습과 재발방지를 위해 여야가 초당적으로 역량을 모을 때다.

대한민국은 지금 패닉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에 이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지난 27일 국회를 통과했다. 사상 초유의 권한대행 탄핵소추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고 있지만 정국은 안개 속이다. 걱정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대외적 국가신인도 하락과 국민 경제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여객기 사고까지 발생했다. 정치·경제·사회에 미칠 충격파는 가늠조차 할 수 없다. 민주당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해서도 헌법재판관 임명을 압박하며 탄핵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국무위원을 줄줄이 탄핵해 국무회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방안까지 거론하고 있다. 다수당의 권한을 앞세운 무소불위의 권력 과시다. 헌법에는 다수당의 횡포를 방지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 국회의원 탄핵은 물론 국민소환제도도 마련돼 있지 않다. 정당이 특정 개인의 사당(私黨)으로 전락할 경우 다수당의 횡포는 더욱 위험하다.

현재 혼돈의 정국을 불러온 1차적 책임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 12월 3일 비상계엄선포는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 탄핵대상인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에 대해 야권의 탄핵남발, 무자비한 예산삭감, 입법독주, 국정마비를 꼽았다. 그러나 비상계엄선포까지 정당화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다수당인 민주당의 책임이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야권은 국민경제를 걱정한다면서도 여권과 대화를 통해 국정난맥을 풀어보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윤석열 정부 고위공직자에 대한 탄핵발의 건수만 29건에 이른다. 폭주하는 기관차와 다를 게 없다. 고위공직자들이 민주당의 말을 듣지 않는다면 직무를 정지하겠다는 압박이다. 다수의석을 무기로 헌법상 주어진 탄핵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정권을 무력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여권에서 민주당을 향해 입법내란이라든가 국헌문란이라고 비판하는 빌미가 되고 있다. 민주당의 탄핵남발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에 대한 변명을 합리화시켜 줄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이 탄핵발의를 남발하는 이유는 조기 대선정국을 이끌어내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덮으려는 속셈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 1천480원을 넘어섰다. 시인이자 독립투사였던 이육사는 그의 시 '광야'에서 조국해방을 이뤄낼 구원자로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을 언급했다. 초인(超人)은 총체적 난국을 타개할 만한 이상적이고 유능한 인물이다. 대한민국에 백마 탄 초인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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