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밤 전요셉 청주 오산교회 목사가 성남 모란역에 도착한 것을 인증하며 국토대장정 완주의 의지를 다지는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랑이와 함께'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충북일보] 속보='근육 소실 희소병'을 앓고 있는 세 살 배기 딸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부산부터 서울까지 도보 국토대장정으로 740㎞ 거리를 걷고 있는 전요셉 청주 오산교회 목사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46만 명 1만 원 기적 챌린지'에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21일자 1면>
본보를 비롯해 본격적으로 언론 보도가 시작된 지난 21일께는 치료비 46억 원 중 약 2% 정도 후원이 진행됐지만 일주일 새 10억 원 가량 모이면서 선한 영향력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22일 김영환 충북지사가 전사랑양과 전 목사를 응원하며 이 챌린지에 동참했고, 충북도청 공무원 노조도 전 직원 모금운동을 전개해 힘을 보태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챌린지 동참 움직임이 일고 있다.
누리꾼들은 블로그 포스팅, 유튜브 영상 댓글 등을 통해 1만 원부터 많게는 10만 원대까지 후원 내역을 인증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모금에 참여하기를 독려하고 있다.
이들은 "자식을 키우는 입장이다보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후원에 힘을 보탠다", "올해가 가기 전 46만 명이 동행했으면 좋겠다", "사랑이에게 기적이 반드시 일어나길 기도한다"는 댓글로 응원을 보냈다.
이처럼 사랑양과 전 목사의 이야기가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면서 지난 26일 기준 모금액이 12억 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응원의 물결이 이어진 반면 일각에서는 개인 후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일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치료비 명목으로 후원을 받아 사적으로 유용했던 일명 '어금니 아빠' 이영학씨를 예로 들며 개인 계좌 후원은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전 목사는 현재 개인 계좌로 받고 있는 후원을 사회복지단체에게 일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후원 요청을 처음 해보는데다 급히 준비했던 프로젝트여서 후원 관련 법과 절차를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다"며 "현재 사회복지법인과 접촉해 조언을 듣고 개인 계좌로 받았던 후원금부터 추후 관리까지 모두 맡기려고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회복지단체가 후원금을 관리하게 되면 후원자들께서 모금액이 어떻게 쓰이는지 직접 확인을 할 수 있고 후원금 영수증 처리도 가능하게 된다"며 "후원금은 10원 단위까지도 투명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목사는 지난 5일 부산 기장에서 시작해 29일 오후 2시께 서울 광화문 도착을 목표로 도보 국토대장정을 하며 대국민 모금 프로젝트 '46만 명 1만 원 기적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하루 평균 40㎞를 걸으며 딸 전사랑 양이 앓고 있는 희소병 '듀센근이영양증(Duchenne Muscular Dystrophy, DMD)'을 알리고 약값 후원을 요청하고 있다.
듀센근이영양증은 유전자 이상으로 근육의 회복과 재생을 돕는 종류의 단백질이 결핍되며 근육이 점점 소실되는 질환이다. 근육이 점점 퇴행하다가 심장·호흡기 근육까지 힘을 잃으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
최근 미국에서 개발한 신약 '엘레비디스(Elevidys)'가 이 병에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약값과 치료비만 약 330만 달러(한화 약 4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목사는 "첫눈이 오면서 길이 얼어 미끄러워지지고, 스마트폰 보조 배터리가 눈에 젖어 고장나는 등 도보 국토대장정 여건이 좋지는 않지만 당초 목표했던대로 29일 서울 광화문 도착을 위해 쉬지 않고 걷고 있다"며 "숙소 직원이 건넨 생강차와 계란 등 여정에서 마주하는 온정에 힘을 얻는다. 사랑이에게 기적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의지를 보였다.
/ 임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