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충북본부와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등이 14일 충북도청 브리핑 룸에서 '공공의료 붕괴, 중앙·지방정부 책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충북지역 보건의료노조가 충북대학교병원과 청주·충주의료원의 재정적 지원을 요구했다.
보건의료노조 충북본부 등 4개 단체 구성원은 14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내 공공의료 붕괴는 이미 현실이 됐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와 시민, 그리고 의료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충북대병원은 매주 수요일마다 응급환자 진료를 중단하고 있고, 청주·충주의료원도 지원 예산을 제대로 받지 못해 심각한 재정위기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8일 중앙·지방정부의 책임과 역할을 촉구하는 토론회에선 충북도는 구체적으로 어떤 대책을 내놓을 것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며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자 한다면 당장 의료노동자들과 만나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김경희 보건의료노조 청주의료원 지부장은 "코로나19 이전 건실했던 청주·충주의료원은 현재 자체 노력만으로 회복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이에 따라 경영난이 직원에게 전가되고 있고 지역의 인구 소멸과 더불어 공공의료 체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공의료는 도민들에게 꼭 필요한 진료를 하는 곳"이라며 "도는 공공의료을 살려내기 위해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북대병원 응급실에서 20년째 근무하고 있는 문상미 간호사도 "지난 2월 정부가 의대 정원을 확대하겠다는 발표 이후 전공의와 인턴이 떠나고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전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7개 병동이 폐쇄됐고, 병동 간호사들은 중증 환자 계열 부서로 파견돼 근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매주 수요일 진료가 중단되면서 도민은 이날 응급 상황이 발생해도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를 받을 수 없게 됐다"면서 "이에 대해 충북도는 중증 질환자들을 지역에 있는 4개 병원으로 나눠 진료받게 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방안을 내놨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 "환자들이 병원을 옮겨 다니면 진료 기록이 없어져 추가로 여러 검사들을 진행하게 돼 비용 부담도 호소하게 된다"며 "150만 명 도민의 건강을 위해 정책을 만드는 충북도는 충북대병원 등 도내 공공병원이 제 기능을 강화하고 역할을 수행할 방안을 다시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 임성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