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충북 진천군이 대세다. 생거진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방문객 100만 명 시대를 꿈꾸고 있다. 새로 선 보인 초평호 출렁다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그야말로 진천 전성시대다.
*** 지금의 효과만 볼 게 아니다
농다리는 천년의 신비가 깃든 돌다리다. 사계절 많은 인파로 북적인다. 인기가 대단한 진천의 명소다. 초평호와 인접해 언제 방문해도 좋다. 그동안 초롱길과 미르숲 만으로도 늘 흡족했다. 여기에 지난 4월 미르 309 출렁다리가 생겼다. 아름다운 이름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풍경 명소로 떠오르며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출렁다리 특수가 얼마나 이어질지 예단하기는 어렵다. 전국에 출렁다리는 아주 많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38개였다. 2019년 166개, 2021년 193개에서 급격히 늘었다. 경남이 43곳으로 가장 많다. 경북 42곳, 강원 29곳, 전남 24곳 순이다. 충북도내 출렁다리는 모두 20곳이다. 대부분 산과 호수 내 관광용 시설이다.
초평호 미르309는 일반적인 출렁다리와 좀 다르다. 아찔한 높이와 309m의 길고 긴 길이를 자랑한다. 주탑과 중간 교각이 없는 게 특징이다. 국내에서 가장 긴 무주탑 현수교인 셈이다. 다리가 살짝 늘어진 형태여서 강한 긴장감이 전해진다. 몇 사람만 지나가도 출렁거리는 느낌을 크게 받는다. 초평호서 가장 핫한 공간이 된 이유다.
하지만 다 좋은 건 아니었다. 안내요원의 제지에도 양산을 쓰고 건너는 모습은 위험천만했다. 산책로 주변은 온통 식사와 음주 장소로 전락한 듯했다. 쓰레기 투기 현장도 눈에 띄었다. 화장실, 특히 여자화장실은 여전히 부족해보였다. 매점 판매 물건이 좀 비싸 외면을 받는 듯했다. "아이스 캐키"를 외치는 아저씨의 외침도 반갑지만은 않았다.
전국에 우후죽순 퍼진 238개의 출렁다리를 떠올린다. 전국의 지자체가 왜 이렇게 출렁다리를 만드는 걸까. 출렁다리는 수요자나 공급자 모두 선택하기 좋다. 동시에 적당한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일단 관광하는 데 적정한 시간이 소요된다. 적당한 활동도 해야 한다. 아찔한 체험도 하고 탁 트인 풍경을 볼 수 있다. 기념사진도 남는다.
지자체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다. 개발사업은 기본적으로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 효과를 내재한다. 그런데 출렁다리는 비교적 예산과 시간이 적게 든다. 무엇보다 단체장 임기 내에 개통식을 할 수 있다. 행사사진도 멋지게 나온다. 다른 지역의 사례를 쉽게 벤치마킹 할 수 있다. 지역이 가진 자원에 맞춰 적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 더 많은 특별함 찾아 갖춰야
그러나 진천군이 살펴야 할 게 있다. 출렁다리 특수는 2~3년 만에 끝나곤 한다. 패션에도 유행이 있듯 관광에도 유행이 있다. 출렁다리 효과도 비슷하다. 집객효과가 사라지면 매년 관리비용과 안전관리 부담은 커진다. 과연 미르309가 지역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지금의 집객 효과가 몇 년이나 지속될까. 알 수 없다.
진천군은 고민해야 한다. 지금의 풍성함에 만족하지 말아야 한다. 특별함을 찾아 지역관광에 접목해야 한다. 미르309 길이가 최장이란 특별함을 말하는 게 아니다. 진천은 호수와 산이라는 자연환경을 갖고 있다. 더불어 역사적 유산 등 많은 관광자원이 있다. 경제적 활력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다.
각자의 궁리가 모이면 변화가 만들어진다.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오늘부터 준비해야 한다. 꿀이 든 꽃엔 벌들이 저절로 모이게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