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대책으로 농산물 물가 안정 꾀해라

2024.06.16 18:18:02

[충북일보] 체감물가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에도 사과(80.4%), 배(126.3%) 등 농산물 물가가 19.0%나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3.1% 상승했다. 밥상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신선식품 지수는 지난해 동월 대비 17.3% 올랐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다. 2분기 들어 외식과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대표 외식메뉴인 햄버거, 피자, 치킨 등 가격이 일제히 오르거나 인상 예정이다. 물가자극 우려가 큰 이벤트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6월 말까지 연장된 유류세 한시인하 조치 종료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정부가 임의로 눌러온 전기·가스요금도 인상 시점만을 찾고 있다. 게다가 올 여름엔 폭염과 폭우가 극심할 전망이다. 모두 걱정되는 요인들이다.

충북지역도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내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지역의 내수 경기가 여전히 '어렵다'고 체감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최근까지의 누적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총 12.8%(연율 3.8%)다. 2010년 평균치인 1.4%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특히 2021년과 2022년 중에는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됐다. 글로벌 공급 충격과 방역조치 완화에 따른 수요 압력이 더해진 탓이다. 충북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다. 지난 2월 3.2%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여전히 농축수산물을 포함한 신선식품의 물가 상승률이 16%를 넘어서고 있다. 실질적으로 지역민들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는 아주 높은 상황이다. 여름 태풍이나 집중호우 등 기상재해도 변수다. 기상청의 올 여름 날씨는 매우 고온다습할 것으로 예보됐다. 높은 기온에 비까지 쏟아지면 밭작물들의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고랭지 작물들은 찜통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고온다습 날씨는 밥상 물가에 경고등이나 다름없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고랭지 채소를 중심으로 성장을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올해 태풍 수가 평년보다는 적게 올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한반도 주변 바다의 수온이 높아지며 태풍의 강도는 유독 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처럼 집중호우가 내리면 상추나 풋고추 등 시설채소들이 직격탄을 받게 된다. 시설채소는 유독 비에 약해서 집중호우가 내리면 쉽게 죽는다. 예상치 못한 변수까지 겹치면 지난해 여름보다 심한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수 있다. 농산물 작황은 여름철 날씨에 크게 좌우된다. 농산물 출하량이 줄어들면 밥상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특히 채소나 과일 등 신선식품 가격은 날씨 충격에 민감하다. 신선식품 가격은 평균 강수량이 추세보다 100㎜ 증가할 경우 신선식품 가격은 최대 0.93%p 오른다. 평균기온의 경우 10도 오를 때 신선식품 가격이 최대 0.42%p 오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에도 태풍과 집중호우 등 기상재해에 농산물 공급량이 크게 줄어든 적이 있다. 지난해 7월 집우호우 여파로 채소류의 소비자물가지수가 크게 올랐다. 특히 상추(83.3%), 시금치(66.9%), 열무(55.3%) 등 잎채소들의 가격이 급등했다. 여름철 기상 여건이 노지채소 등의 수급 안정과 불안에 직접 관여하는 셈이다.

올해는 여름철 기상재해에 취약한 농산물의 수급 안정을 위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기상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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