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나의 전주곡

2024.06.10 14:58:45

나의 전주곡
        송재윤
        충북아동문학회장



아버지의 밝지 않으신 안색에서
준비된 악기가 발휘한다.

별이 반짝이는 한적한 여름밤
음색 고운 목소리로
화음을 연주한다

동생은 책받침 둘둘말아 입에대고
허밍으로 박자를 맞추고

사르르
봄햇살에 겨울눈 녹듯
금세 아버지의
퉁소소리가 바람을 타고
여름밤을 울렸다.

눈치 빠른 동생은 나와 눈을 맞추며
심기가 편치 않으신 아버지의
기분을 풀어드렸다.

익히 그런 맘을 잘 아시는 아버진 우리의
기특함에
세상근심 내려놓으시고
즐겨 부시는 퉁소를 다락에서 꺼내
시름을 달래셨다.
'노새 노새 젊어노새~'
난 지금도 그때가 그리워지면 이노래를
흥얼거린다.
아버지 손때가 묻은 대나무 퉁소는 가보처럼
오래오래 보관돼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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