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줄다리기

2024.06.04 14:05:16

줄다리기
       손경희
       충북시인협회 이사



어느 틈에 들어왔을까
치우고 치워도 끊임없이
내려앉는 이름 모를 형체들
기고만장한 채 버젓이 행차한다

몸을 구부린 채 낚아채어
야멸차게 치우고
묻은 걸레도 사정없이
흐르는 물에 쓸어 버렸다

해가 뜨고 세월 가도
걸러지지 않는 미련
떠날 엄두조차 잊고
또다시 주변으로 몰려든다

해가 지고 세월 가면
미운 정도 정일까
나를 잊고 너를 향해
발걸음을 옮길는지도 모른다

아주아주 오랜 시간 흘러도
사람사람이 그리워
바람길 찾아
또 내 주변으로 몰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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