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출마 선언으로 37일 앞으로 다가온 17대 대선정국이 혼미해진 가운데 이 전 총재 출마의 파괴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선 이 전 총재의 출마 파장이 충청권, 특히 충북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반면에 파괴력이 적잖을 것이란 상반된 해석이 분분하다.
이에 이 전 총재가 출마한 지난 15대와 16대의 전국과 충청권 득표를 중심으로 이 전 총재의 파괴력을 가늠해 봤다.
역대 대선 결과를 놓고 보면 이 전 총재의 이번 17대 대선 출마는 승부를 뒤집을 정도의 절대적인 파괴력까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일단 점쳐진다. 그러나 변수도 없지 않아 쉽게 예단하기도 어렵다.
이 전 총재는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와 붙은 1997년 15대 대선에선 전국에서 불과 1.6%(39만557표) 표차로 분루를 삼켰다.
이 전 총재는 당시 한나라당 경선에 불복하고 탈당한 이인제 국민신당 후보가 일부 보수세력과 충청권을 잠식하면서 ‘다 잡은 대권’을 놓쳤다.
또 2002년 16대 대선에서도 노무현 민주당 후보에 2.3%(57만980표) 표차로 고배를 마셨다. 당시 대선은 진보진영의 촛불시위 등 반미감정 촉발이 노 후보에게 대역전극의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전 총재는 이처럼 두 차례의 대선에서 김대중·노무현 당선자에게 근소한 표차로 대권의 꿈을 접어야 했다.
그러나 이들 두 대선에서 나타난 충청권 민심은 이 전 총재에게 결코 녹록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최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충남 예산 출신의 이 전 총재가 충청권에서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지만, 역대 두 대선에서 이 전 총재는 고향인 충청권에서 패배했다.
15대에선 충북 6.6%, 대전 15.8%, 충남 24.8%, 16대에선 충북 7.5%, 대전 15.3%, 충남 11.0% 등 충청권 3개 시·도에서 모두 김대중·노무현 후보에게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표차로 뒤졌다.
충청권 민심이 충남 출신 이 전 총재에게 결코 절대적인 호감을 주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도 이 전 총재가 충청권에서 절대 우위를 보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반면에 이명박 후보가 ‘BBK주가조작’사건과 관련해 지지율이 급락하거나 이로 인해 낙마하는 경우와 20% 초반대의 이 전 총재 지지율이 30%에 근접할 경우, 박근혜 전 대표가 이 전 총재의 손을 들어줄 경우엔 이 전 총재가 이 후보의 대안으로 급부상할 수 있을 개연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 강신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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