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의혹 A청주시의원, "녹취록 공개 안하겠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돌연 입장 바꿔
"오히려 공무원들에게 갑질당했다" 하소연
"사과할 대상이 없다" 공개사과도 거부
공무원노조, 시의원 갑질 피해사례 조사

2024.01.23 18:01:48

[충북일보] 속보=청주시 소속 공무원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청주시의회 A의원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할 녹취록들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1월 17일자 3면>

A의원은 본보를 통해 "자신은 갑질을 하지 않았고 그것을 증명할 녹취록들을 동석한 자리에서 들려주겠다"며 취재진과의 만남을 요구했지만 23일 A의원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해당 자료들을 공개하지 않겠다며 돌연 입장을 바꿨다.

이날 시의회 의원 사무실에서 만난 A의원에게 취재진은 녹취록 미공개 이유를 물었지만 "미공개 사유에 대해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폭언과 협박 의혹에 대해서는 "녹취록을 몇 번을 돌려 들어봤지만 '모든 정치적 역량을 총동원해서 응징을 하겠다'고 했다거나 '감히 공무원 주제에'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이어 "부실한 자료제출과 불성실한 공무원들에 태도에 대해 지적을 했던 것이 갑질로 비쳐져 억울하다"며 "본인은 의원의 의무를 다했을 뿐 오히려 공무원들에게 갑질을 당한 것은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A의원은 공개적인 사과에 대해서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A의원은 "태도에 대한 문제 제기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사과를 할 대상이 없고, 공무원들을 우습게 여긴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A의원이 인정했던 인사개입 대목에 대해선 자신의 영향력이 미력한데 어떻게 인사개입을 할 수 있겠냐는 입장도 보였다.

그는 "시의회 의장의 인사요청에 대해서도 이범석 청주시장 등 집행부는 반영하지 않는데 어떻게 일개 의원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겠느냐"며 "다른 일로 부시장을 만나 이야기 하던 도중 현재 갑질을 당한 것으로 지목된 공무원에 대한 업무 수행능력에 대해 이야기 한 정도"라고 밝혔다.

'퇴근 시간 이후에 강제로 불러 사과를 요구했던 것은 갑질이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후 5시 45분부터 해당 공무원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해당 공무원이 그냥 퇴근을 했다"며 "이는 갑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딱 잘라 말했다.

A의원의 이같은 해명에 대해 공직사회 안팎에선 분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공무원은 "해당 의혹들이 A의원의 주장대로 사실이 아니길 빌지만 과거에도 이같은 일이 수없이 많이 반복돼 온 것을 보면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시와 시의원 간의 갑을관계 굴레를 이참에 끊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갑질 행태는 계속될 것"이라고 개탄했다.

또 공무원노동조합 청주시지부는 A의원을 비롯한 청주시의원들에게 갑질을 당했다는 피해 제보를 접수받고 있으며 조만간 시의장을 찾아가 개선방안을 건의할 예정이다.

지역정가의 한 인사는 "A의원이 자신의 녹취록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떳떳하지 못해서 그런 것 아니냐'는 또다른 의혹이 생길 수 있다"며 "녹취록 공개만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할 유일한 방법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A의원은 지난해 시 소속 공무원들에게 폭언과 협박, 근무시간 외 업무지시, 인사개입 등의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김정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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