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 은퇴는 없다 - 이수창 보은 회인면 오동리 이장

"마을 숙원사업 해결 동분서주"

2009.04.05 17:26:09

편집자 주

은퇴는 없다평생을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일을 해 오다 정년 또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은퇴를 하게 된 소위 '고려장'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하면서 '노익장'을 과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청년일자리 사업에 밀려 일을 할 수 있는 여건과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현역에서 은퇴한 노인들이 다시금 자신만의 일을 찾아 '은퇴는 없다'고 외치며 구슬땀을 흘리는 현장을 찾아본다.

77세의 나이에도 젊은 사람들보다 더 정열적으로 이장역할을 하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이수창 오동리 이장이 오토바이를 타고 회인면사무소에 들어서고 있다.

'부르릉~' 오토바이를 타고 오늘도 회인면 오동리 이수창(77)이장은 회인면사무소를 찾는다.

하루에도 2~3번씩 면사무소를 찾는 이 이장은 이장으로 선출된 2005년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거의 매일 면사무소를 찾아 동네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고 동네의 개선점을 면사무소 직원들과 논의한다.

77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마을의 이장으로 책임감을 갖고 정열적으로 일하고 있는 이 이장은 마을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 행복하기만 하다.

마을에 자신보다 젊은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2000년 서울에서 사업을 정리하고 오동리에 정착한 이 이장은 젊은 사람 못지 않게 마을 일을 잘 돌볼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을 사람들의 천거에 2004년 12월 95%가 넘는 지지를 얻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조용히 쉴 나이인 72세의 나이에 2년 임기인 마을 이장을 맡기 시작해 올해 3번째 임기를 맞고 있다.

이 이장은 오토바이를 타고 마을을 다니며 주민들의 불편함이나 건의사항을 듣고, 마을의 이곳 저곳을 다니며 농로나 용수로가 제대로 돼 있는지 살펴 면사무소와 농협에 이러 저러한 사항을 전달하고 해결책을 마련하며 나름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 이장은 "조용히 노년을 마무리 하려 고향으로 돌아왔는데 마을 이장을 맡으면서 제 2의 삶을 살고 있다"며 "동네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모르는 것도 알게 되고 나이는 들었지만 젊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몸은 낡았지만 항상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어 몸이나 마음이나 모두가 건강해졌다"고 말했다.

77세의 나이에도 젊은 사람들보다 더 정열적으로 이장역할을 하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이수창 오동리 이장이 회인면사무소 직원과 마을 건의사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또 그는 "이제 젊은 사람에게 이장을 넘겨줘야지 생각하고 있지만 동네 사람들이 타고 다니는 오토바이를 이길 수 있을 때까지 하라는 말에 더욱 힘을 내고 있다"며 " 무엇이든지 새롭게 배우고 익히려고 노력하는 것에는 나이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적극적인 자세와 생활로 주민숙원사업을 회인면에서 가장 많이 해결해 주는 이장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이 이장은 "이장을 그만두었을 때 '그 양반이 이장 일을 참 잘 봤어'라는 소리면 만족한다"며 "책임감과 봉사정신을 갖고 마을 주민을 섬기는 자세로 힘이 닿는 날까지 열심히 이장의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회인면사무소에서 인터뷰를 마친 이 이장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농협에 들러다 마을에 가야한다며 자신의 애마인 오토바이를 타고 총총히 면사무소를 나섰다.

보은 / 정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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