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원정범죄 '위험지대'

지난해 7건 검거… 지리적 특성상 도주 쉬워

2009.02.05 20:35:58

여성 7명을 유인·성폭행하고 살해한 강호순 사건으로 전국이 들썩이는 가운데 국토의 중심에 있는 충북이 지리적 특성상 원정범죄의 대상지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2007년 여름 진천군 진천읍 문봉리에서 여대생 A(당시 21세)씨가 성폭행을 당하고 하의가 벗겨져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다각적인 수사를 벌였으나 단서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중 10일 뒤 중부고속도로 상에서 발생한 강도미수사건을 계기로 결국 이 사건의 범인 B(49)씨를 붙잡았다.

B(49)씨는 경기도 평택에서 거주하면서 진천에서 빈집을 털기 위해 들어갔다가 A씨가 혼자 집에 있는 것을 알고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결과 B씨는 A씨 외에도 안성휴게소에서 차를 막았다는 이유로 C씨를 살해하고 차를 빼앗아 타고 달아나는 등 총 3명을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4월에는 충주시 성내동에서 혼자 길을 걸어가던 간호사 D(여·20)씨에게 길을 묻는 척해 자신의 차에 타게 한 뒤 흉기로 위협해 손과 발을 묶고 현금 14만원과 현금카드, 신용카드 등을 빼앗은 E(39·경기도 이천시)씨가 경찰에 구속되기도 했다.

이처럼 충북도내에서는 연고가 없으면서 도내에서 범행을 저지르고 달아나는 일명 원정범죄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전국을 무대로 원정범죄를 벌였다가 충북경찰에 의해 검거된 건수는 지난해 한 해 동안만 7건에 이fms다.

검거된 용의자는 14명, 피해자는 전국에서 230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원정범죄가 충북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은 국토의 중심이자 사통팔달로 연결된 교통망 등으로 인해 범행을 저지르고 도주하기 쉬운 이점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심지어 서울에서 출발해 여행을 가던 도중 여행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르고 달아나는 경우까지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원정범죄는 차량을 이용한다는 점과 조직적, 광역화, 전문화 돼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지리적 감각이나 연고, 피해자와의 연계성 등이 전혀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 김규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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