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가게 피말리는 '공룡슈퍼'

청주지역 곳곳에 대기업 슈퍼 우후죽순 개점

2009.01.29 15:51:23

청주시 흥덕구 성화동 주공아파트 근처 슈퍼마켓은 요즘들어 큰 매출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최근 인근 상업지구에 생긴 한 대형슈퍼의 영향탓이다.

주공아파트 상가는 '빅세일'등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지만 가게를 찾는 손님은 하루에 많아야 십여명에 불과하다. 비슷한 시각, 인근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는 손님이 북적이고 있다.

이같은 대형슈퍼는 GS, 롯데, 홈플러스등이 운영하는 이른바 '슈퍼 슈퍼마켓(SSM)'.

1월 중순 문을 연 청주시 성화동의 한 대기업 슈퍼마켓. 개점과 동시에 인근 슈퍼마켓의 매출감소는 물론 상권변화까지도 부르고있다.

ⓒ김태훈 기자
매장 크기는 동네 슈퍼급이지만 서비스는 대형 마트 수준을 표방하는 SSM은 GS수퍼마켓, 롯데슈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이 대표적이다.

재래시장의 몰락을 부른 대형할인마트가 지역상권을 지배한 지는 이미 오래다. 청주의 경우 인구 65만에 대형할인마트만 이미 6곳. 상황이 이렇다보니 치열한 경쟁은 불을 보듯 뻔한 일.

여기에다 최근에는 대형할인마트를 운영하는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동네 곳곳을 파고드는 슈퍼사업에도 뛰어들고있다. 대형 마트보다 더 무서운 '슈퍼 슈퍼마켓(SSM)'이 바로 그것이다.

대형할인마트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대기업은 전국의 골목마다 구석구석 대형 슈퍼마켓을 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전국에 오픈한 '슈퍼 슈퍼마켓(SSM)'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110여개, 롯데슈퍼 110여개, GS슈퍼마켓이 100여개에 달한다.

벌써 청주에도 성화동, 금천동, 봉명동, 수곡동 등 몇 곳이 자리를 잡은 상태다.

이렇게 들어서는 '대기업 슈퍼마켓' 사이에서 '동네 구멍가게'의 매출감소는 예견된 일이다. SSM이 지방의 소매업ㆍ유통업ㆍ제조업을 무너뜨리고 벌어들인 돈은 매일 서울 본사로 송금된다.

지역 경제를 말려 죽이는 대형 마트와 SSM을 규제할 방법은 아직 마땅치 않다. 민주노동당이 국회에 대형 마트의 영업 시간과 판매 품목을 제한하는 식의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제출했지만 통과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대기업 슈퍼마켓 3사는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간의 공동 구매 시스템을 통해 슈퍼마켓 내 공산품 가격도 대형마트 수준으로 낮추고 있다.

이같이 동네상권마저 장악하고 있는 '슈퍼 슈퍼마켓(SSM)'과 관련해 충북경실련은 최근 '동네슈퍼 다죽이는 SSM확장에 반대한다'며 충북도와 청주시는 중소상인 보호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충북경실련은 "홈플러스는 최근 홈에버를 인수하면서 현재 청주권(오창포함) 대형마트가운데 4개(청주, 성안, 동청주, 오창)를 소유하고 있다"며 "그것도 모자라 홈플러스익스프레스라는 이름으로 동네슈퍼의 상권까지 장악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청주육거리시장연합회 한 관계자는 "재래시장에서 대형할인마트로, 다시 대형 슈퍼마켓으로 소비유통 시스템이 변화하면서 중소상인을 보호를 위한 대책마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며 "지자체등에서도 대형할인마트 입점규제와 같은 실질적인 정책들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

/ 홍순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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