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잃은 것이 아니다
다만 뿌리 깊은 음으로 남아있었을 뿐이다
얼었던 사랑이 불을 지핀다
흐르는 물의 숨결에
꽃잎의 신경이 살아난다
가지에 매달린 애벌레는 하늘을 향한다
나무의 끝이 어디인지 몰라 몸을 부비며,
돋아나는 새잎 사이로 기어간다
지루했던 겨울 일기 속의 애타던 약속
이제는 시간의 그물을 빠져나와
푸른 공기 속으로 날아간다
깨어난 것은 다시 잠들지 않는다
제 꿈에 겨워 출렁이는 강의 유리창에
봄 햇빛이 서걱거리며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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