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강의 유리창에 햇빛이 쏟아질 때

2020.04.13 19:27:49

강의 유리창에 햇빛이 쏟아질 때
                              김정범 충북시인협회


꽃을 잃은 것이 아니다
다만 뿌리 깊은 음으로 남아있었을 뿐이다
얼었던 사랑이 불을 지핀다
흐르는 물의 숨결에
꽃잎의 신경이 살아난다
가지에 매달린 애벌레는 하늘을 향한다
나무의 끝이 어디인지 몰라 몸을 부비며,
돋아나는 새잎 사이로 기어간다
지루했던 겨울 일기 속의 애타던 약속
이제는 시간의 그물을 빠져나와
푸른 공기 속으로 날아간다
깨어난 것은 다시 잠들지 않는다
제 꿈에 겨워 출렁이는 강의 유리창에
봄 햇빛이 서걱거리며 쏟아진다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