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건도 충주시부시장 40년 공직퇴임·자서전 출판기념회

"고향에서 공직 마감 '행복' 남은 삶 나누며 살고 싶어"

2008.12.28 17:01:35

편집자 주

"정말 희노애락이 엇갈렸던 공직생활을 뒤돌아보면서 과연 무엇을 남겼는지 스스로 묻지 않을 수 없다. 수많은 공무원들이 그 나름대로 보람과 자긍심을 갖고 일했겠지만 나의 공직생활이야말로 평범하지만은 않았다. 남들이 하기 싫어했던 것을 스스로 택해서 고집스럽고 억척스럽게 추진하면서 사서 고생한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그래도 무언가 도전에 대한 욕구는 항상 가슴속에서 꿈틀댔다.…" -자서전 '1% 확률만 있어도 도전한다' 중에서-

우건도 충주시부시장이 40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29일 영예로운 퇴임을 맞았다.

고향인 충주에서 공직에 입문한 후 줄곧 충북도청에서 일을 해오다 퇴임 1년을 앞두고 충주시부시장으로 부임해 많은 성과를 거두며 그야말로 마지막 정열을 불태웠다.

공직 40년을 마감하면서 자서전까지 출판한 우 부시장을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본다.


-정든 공직을 떠나게 됐는데 퇴임하는 지금의 심경은?

△마음은 청춘인데 떠날 때가 되니 착잡하고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40여년의 공직생활을 천직으로 알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며, 이것은 모두 동료와 후배공무원들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을 고향에서 퇴임하는 영광을 얻었으니 누구보다도 행복하고, 특히 김호복 시장님의 끊임없는 신뢰와 격려해 주심은 잊을 수 없다.

지난 1년은 그야말로 숨가쁘게 달려온 느낌이다. 고향을 위해 주어진 시간이 짧다고 생각해서 더욱 열심히 하려고 동분서주했는데 막상 돌아보니 해놓은 것보다는 못다한 일들이 더 많은 것 같다.

-40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충북도청에 근무하면서 지방경제를 살릴 전국 최초의 지방경제연구소를 설립한 일과 9년간 도정일지 작성, 음성군정 및 충주시정 일지를 만든 일이 생각난다.

동료직원도 말린 전광판 설치사업을 구상하고 민간투자자를 물색해 2000년 밀fp니엄 새해를 밝힌 전광판 설치로 충북 전광판의 효시가 되었던 일도 기억에 남는다.

2002년 오송바이오엑스포 조직위에 있을 때 밤늦도록 일했던 기억, 청주공항 활성화를 위해 청주에 특급호텔 유치에 성공한 일, 청와대로부터 청남대를 인수해 대통령을 모시고 개방행사를 가졌던 일 등이 생각난다.

고향 충주시부시장으로 재임하면서는 발전이 더뎠던 충주가 기업이 몰려오고 인구가 늘어나는 변화를 맞으며, 이러한 호기를 놓쳐서는 안된다는 21만 충주시민의 소망을 결집해 충주발전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는 데에 큰 보람을 느낀다.

세계무술연맹 사무총장으로서 충주에 본부를 둔 세계무술연맹이 지난 11월 유엔 유네스코로부터 무술단체로는 유일하게 NGO지위를 획득해 충주세계무술축제가 더욱 수준 높은 지구촌 축제로 치러질 수 있게 된 것도 좋은 추억이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충주 만들기'를 하면서 '깨·아·충 전도사'라는 애칭을 들으며 충주시 환경정비에 앞장선 것도 크나큰 즐거움이었다.

-올 한 해 충주시정에서 가장 괄목할만한 성과는?

△지난 7월1일 이명박 대통령을 모시고 충주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충주기업도시 기공식을 가졌던 일과 14년을 끌다가 우여곡절 끝에 기공한 충주클린에너지파크, 또 2013년 세계조정선수권대회 아시아후보지로 충주가 확정돼 본격적인 대회유치에 나선 것, 깨끗하고 아름다운 충주 만들기를 펼친 것 등이 기억에 남는다.

지난해부터 활발한 기업유치와 인구증가 등 충주가 이제는 소외받는 지방의 작은 도시가 아니라 주목받는 충주가 되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흡족하다.

-충주시 관문에 무리하게 LED전광판을 설치해 공직을 마감하면서 개인적으로 많은 피해를 봤다고 할 수 있는데 지금의 심경은·

△지난 99년 도내 최초로 현 신한은행 옥상에 민자로 전광판을 설치했다. 국정과 도정, 시정홍보 등 전광판의 효과는 대단하다. 음성군부군수 시절 음성에도 역시 설치했다. 고향 충주에도 꼭 설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중 충주시부시장에 부임하자마자 곧바로 사업을 추진해 도비 2억원과 시비를 확보했다.

전광판 설치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법이 바뀌었지만 시행령은 그대로였기 때문에 무리해서라도 충주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저 개인적으로는 명퇴도, 승진도, 훈장도 받지 못하고 징계까지 받았지만 후배 공무원들에게 피해를 주지않고 모든 것을 떠안고 가게 돼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다시 충주시부시장이 돼도 또 추진할 것이며, 기쁘고 행복한 마음으로 떠난다.

-어느 부단체장보다 활동폭이 넓었고 성과도 많이 올렸다고 보는데, 어떻게 평가하는가·

△공직생활 40년 중 충주에서의 1년 동안 가장 많은 일을 했고 보람도 컸다고 생각한다. 김호복 시장님의 변함없는 신뢰와 격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깨·아·충'은 물론 시정일지 작성, 구 공영버스터미널 주차환경 조성, 전광판 설치 등 정말 신명을 다해 일만 했다고 자부한다. 일부에서 다른 시선으로 보는 면도 있었던 것 같은데 정말 고향 충주를 위해 순수하게 일에만 파묻혔다.

퇴임 후 세계조정선수권대회 유치위 사무총장을 맡지만 이것만으로 40년의 공직생활을 도와준 모든 분들게 보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은혜에 보답하고 시민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앞으로 무엇이든 찾고 앞장설 각오다.


-세계조정선수권대회 유치위 사무총장으로 새로운 일을 맡게 됐는데 향후 계획은·

△일을 할 수 있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 2013년 세계조정선수권대회는 세계 80개국 2천300여명이 참가하는 국제대회로 충주시는 세계조정선수권대회를 개최하고 나면 그야말로 수상레포츠의 메카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다.

유치가 확정되면 충주의 발전은 20~30년 앞당겨지는 호기를 맞았다. 조정대회를 위해 국가에서 각종 시설과 접근도로 확장, 동서고속도로 조기개통, 음식·숙박업 확충 등 무려 2천~3천억원의 파급효과가 발생한다.

유엔평화공원 조성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어 충주를 세계에 알리는 것은 물론 외국기업 유치와 수출증대, 관광진흥 등 유·무형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사무총장으로서 세계조정대회가 반드시 유치될 수 있도록 아시아연맹은 물론 세계연맹을 방문하는 등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겠다.

-40년 공직경험과 소회를 담은 자서전 '1% 확률만 있어도 도전한다'을 출판하셨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공직 40년 동안 정말 후회없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며, 보람과 긍지를 갖고 살아온 일들을 남기고 싶었다.

충주에서 시작된 시골 동사무소의 최하위직인 9급 공무원에서부터 충주시청과 충북도청에서의 근무, 3년간의 도지사 수행비서, 그리고 충북 최초의 대형 전광판 민자유치, 2002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 준비, 청와대로부터 청남대 인수 개방, 청주 라마다 특급호텔 유치, 음성군 부군수와 충주시 부시장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적 현장에서의 기억들을 생생하게 담았다.

또한 공무원 합격통지서, 인사발령통지서, 임용장, 훈·포장, 공무원증, 지금은 보기 힘든 옛날 월급봉투까지 귀중한 자료들이 사진으로 기록돼 있다.

-충주시의 발전을 위해서는 시민과 공무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데 시민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그리고 후배 공무원들에게도 한마디 해 주신다면·

△시장이나 시의원은 시민들 스스로가 대신해서 열심히 일해 달라고 위임해 준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불신보다는 격려와 박수가 필요하다.

지도자들에게 칭찬해주는 시민이 민주시민이며 선진시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무조건 믿고 뒷받침해주는 것이 중요하며, 그 일에 대한 심판은 다음 선거에서 하면 된다. 일단은 밀어주는 것이 시민의 할 일이라고 본다.

뛰는 공무원이 아니라 나는 공무원이 돼야 한다. 변화와 혁신의 시대, 무한경쟁시대에 살고 있는 만큼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대응력과 자기계발을 위한 투자를 더 해 주길 바란다.

충주 / 이선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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