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녀의 삶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이외에서는 보기 어려운 해녀의 모습은 우리나라 여성의 삶을 이야기 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제주의 해녀는 섬으로 둘러싸인 제주도의 힘겨운 자연환경과 역사적 환경 속에서 탄생했다. '삼다도'라 불리기에 바람과 돌이 많고 화산회토로 이루어진 섬이기에 농사를 짓기에 어려움이 많다.
예부터 내륙과 떨어진 섬이라는 특수한 지형적 위치가 탐관오리들의 수탈과 정치적 차별대우가 더해져 제주의 어려운 경제사정을 만들었다. 이러한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인해 제주의 여성들은 밭에서 김을 매지 않으면 바다에서 물질을 해야 하는 운명에 순종해 왔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여성은 1960년대 이전까지는 경제활동의 참여 수준이 미비했다. 전통적인 윤리관 속에서 한국의 여성들은 사회참여가 저조했던 것이다.
해방이 되고 1960~70년대 경제개발이 시작되면서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와 함께 집안에서의 지위가 상승했다. 하지만 제주의 소녀들은 7~8세 때부터 헤엄치는 연습을 시작해 12~13세가 되면 어머니로부터 두렁 박을 받아 얕은 데서 깊은 데로 헤엄쳐 들어가는 연습을 했다. 15~16세가 되면 바다 속에서 조업을 시작해 비로소 해녀가 되고, 17~18세에는 한 몫 잡이 해녀로 활동한다.
이때부터 40세를 전후해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게 된다. 해녀의 물질은 삶을 위한 몸부림으로 볼 수 있다.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열심히 물질을 해도 식구들을 배불리 먹이기에 부족했고 그렇다고 자신이 물질을 그만두면 가족의 생계가 끊기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물질을 해 왔던 것이다.
해녀들의 하루 조업양은 4~5시간이다. 해녀들은 수없이 자맥질을 해 물밑의 구석구석을 살피고 진귀한 해물을 잡아 올린다. 노련한 해녀는 수심 깊은 곳에서 값비싼 전복, 소라 등을 캐내지만 나이든 해녀나 경험이 부족한 신참들은 얕은 물가에서 성게나 해삼 등을 주로 잡아 올린다.
제주도 해녀들에 따르면 요즘은 대부분 나이 탓에 바다 연안에서 물질을 하며 하루에 5~10만원 정도 벌이를 하고 있다고 한다.
또 어촌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면서 젊은 해녀는 거의 찾아보기도 힘들어졌고 가장 어린 해녀가 40대 후반이라고 하니 이 같은 현상은 다른 어촌계에도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라고 한다.
바다에서의 물질은 해녀 혼자의 뜻에 따라 한다. 물질을 나가든 말든, 오랜 시간 물질하든 , 이는 해녀 자신의 뜻에 따를 뿐 어느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다. 물속으로 얼마나 깊숙이 들어가든, 바다에서 무엇을 캐었든 개개인의 자유에 따라 움직인다.
이러한 자유와 고독 담긴 삶의 도구를 통해 해녀는 자신의 삶의 여정을 자녀에게 대물림으로 이어주고 해녀로서의 삶을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에 해녀의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이다.
현재 제주도의 해녀들은 힘든 물질을 자신의 자식들에게 시키지 않으려고 하고 있고, 젊은이들 역시 힘든 물질보다는 편한 일을 찾아 육지로 나가기 때문에 해녀의 수가 급격히 줄어 들었다. 또한 이런 힘든 물질로 인해 많은 해녀들이 그들만의 직업병에 시달리고 있어 앞으로도 해녀의 수는 점점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 기획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