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길고 긴 추석연휴가 끝났다. 각종 담론도 오갔다. 안보 문제는 온 국민의 관심사였다. 내년 지방선거 관련 이야기도 큰 이슈였다. 정치권의 이합집산, 특히 보수 야당의 재정비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다.
국회는 연휴가 끝나자마자 오는 12일부터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여당은 여전히 과거 정권의 적폐 청산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야3당은 현 정부의 국정운영을 꼼꼼히 따져볼 각오다. 여야의 격렬한 충돌이 예상된다.
정치권의 시각은 점점 예민해지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아주 다른 접근법을 쓸 수밖에 없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초전 성격을 띨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큰 소용돌이가 예상되는 이유는 여기 있다.
국정감사가 끝나면 국회는 곧바로 SOC예산을 포함한 내년도 예산 규모를 확정짓는다. 충북도 등 지방자치단체의 고민이 더 깊을 수밖에 없다. 내년 지역경제상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부예산 확보에 몰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SOC감축 의지는 분명하다. 내년도 충북지역 SOC사업비가 1천874억 원이나 줄어든 것도 일종의 증거다. 이시종 지사의 민선 6기 공약사업인 중부고속도로(남이~호법) 구간 확장 착공비 500억 원은 전액 삭감됐다.
충청내륙고속화도로 1~3공구 건설비 1천500억 원, 중부내륙선 이천~충주~문경 철도 건설비 6천억 원도 각각 739억 원과 2천280억 원만 반영됐다. 오송~청주공항 연결도로, 천안~청주공항 복선전철 등 상당수 계속사업 예산도 큰 폭으로 깎였다.
충북도는 정치권의 상황을 읽어가며 대처해야 한다. 자칫 정치권의 갈등과 충돌이 예상 못한 결과를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년 정부예산 확보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리를 위한 상황 대처를 말함이다.
우리는 본란을 통해 충북도 현안사업 예산은 SOC 중심으로 짜졌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상당수는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속에 포함된 사업들이다. 그런데도 SOC의 감축 기조로 충북의 현안사업이 후순위로 밀렸다.
충북의 SOC 사업들은 충분한 당위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상황 논리에서 밀릴 수 있다. 정부가 충북을 위해 SOC 예산을 적극적으로 편성하지 않은 이유와 궤를 함께 한다. 국회에서 예산 부활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국회에서 예산 부활은 정부의 예산 편성과 좀 다르다. 지역 간 형평성 문제 등은 고려 사항이 아니다. 충북도와 충북 국회의원들이 투 트랙 작전으로 나가야 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지역현안 문제 풀기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SOC예산 확보는 충북 살리기와 직결될 수밖에 없다. 충북의 국비 지원액은 전국의 다른 시·도와 비교할 때 언제나 하위 수준이다.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의 예산 투쟁력이 그만큼 약했기 때문이다. 지자체와 국회의원이 따로 논 결과다.
충북 SOC사업을 위해 지역 국회의원들의 집중력 있는 도움은 필수적이다. 예산소위에 들어간 일부 의원에게만 의지해선 안 된다. 충북 전체 의원이 나서줘야 한다. 그래야 집중력을 높이고 지역의 정성도가 올라갈 수 있다.
지역의 국회의원이 지역을 위한 예산 배정에 발 벗고 나서 힘을 보태는 건 너무 당연하다.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예산 확보 타당성을 설명하는 것도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론 모자란다. 정성까지 있어야 한다. 그게 현실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무엇에 집중할 것인가 선택해야 한다. 이번 주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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