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의 유혹, 제철 과일로 극복하자

2016.06.08 18:01:18

김도완

중원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괴산 유기가공식품산업 육성 RIS 사업단장

한 낮의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는 것을 보니 이젠 여름이 되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설레는 마음으로 신년을 맞이한 것이 어제 같은 데 벌써 절반을 맞이하고, 올 해는 날씨가 좋아 보름 후면 첫 대학찰옥수수를 수확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한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설탕 섭취의 상한선을 하루 열량의 10% 이내로 정하고, '설탕과의 전쟁'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식약처는 우리가 그 동안 설탕을 너무 많이 먹은 탓에 국민 건강이 안 좋아졌기 때문에 이제라도 설탕 섭취를 줄여 비만,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을 다스려야 한다고 설명한다. 우리의 당류 섭취량은 2007년 13.3%에서 2013년 14.7%로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식품의약국(FAD)이 정한 권고량 10%를 초과하고 있는 현실이며, 전 세계적으로 '설탕 덜 먹기'를 권장하는 추세이다.

설탕은 중세 시대까지만 해도 구하기 힘든 사치품이었으나, 초콜릿과 커피, 차 같은 기호 식품이 유행하면서 유럽에서 설탕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다고 하며, 우리나라에서도 설탕은 명절이나 귀한 사람에게 드리는 선물 1호였을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

우리가 이렇게 설탕을 탐닉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단맛은 뇌의 쾌락 중추를 자극해 기분을 좋게 하는 세로토닌을 분비시킨다고 하며, 연인들끼리 사랑을 고백할 때 사탕과 초콜릿을 주고받는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매운맛과 쓴맛, 신맛, 짠맛 등은 농도가 어느 선을 넘으면 쾌감이 불쾌감으로 바뀌지만 단맛은 농도에 상관없이 쾌감을 주기 때문에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것이다.

설탕은 우리가 에너지원으로 가장 빠르게 섭취할 수 있는 포도당과 과당으로 이루이진 이당류이다. 설탕의 문제점은 단맛 때문에 절제력 없이 많이 먹게 되고, 흡수가 빠르며,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남은 당분은 몸속에 쌓여 각종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평균적인 활동량을 가진 성인은 하루 약 50g의 설탕 섭취를 권장하고 있으나, 탄산음료 한 캔에 약 37g, 사탕 한 개에 약 7g, 아이스크림 100㎖에는 약 23g 설탕이 들어있다고 하며, 빵이나 케이크에는 또 얼마나 많은 설탕이 들어 있으며 우리는 또 습관적으로 단맛을 즐기고 있다. 국민 건강에는 관심 없이 경제적 이득을 위해 당류를 듬뿍 넣은 제품과 "맛이 없으면 설탕을 듬뿍 넣어라"는 요리 프로그램이 우리 건강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

이제 여름이 오고 있다. 아직은 땀을 많이 흘리지는 않기 때문에 수박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겠지만 참외와 매실이 제철이다. 대형마트에서 사 먹는 제철 과일도 좋지만 가까운 교외를 찾아보면, 미세먼지나 알레르기 질환에 좋은 보리수 열매도 한창이고, 당 종류가 많이 함유되고, 유기산과 비타민 B1, B2, C가 풍부한 뽕나무 열매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제철에 필요하기 때문에 자연이 준 선물. 제철 과일로 설탕의 달콤한 유혹에서 벗어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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