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설비공사 분리발주 무엇이 문제인가

충북건설협 "국가 및 지방계약법령에 위배"
기계설비협 "부실시공 방지와 예산절감 효과적"

2016.04.20 20:01:39

[충북일보] 속보=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이하 충북건설협)는 20일 충북도의회가 제정·공포를 앞둔 기계설비공사 분리발주와 관련한 조례(안)를 두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20일자 2면>

하지만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충북도회(이하 기계설비협)는 도의회가 제정·공포하려는 조례(안)에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다.
상반되는 양 협회와는 상관 없이 충북도의회는 "상위법인 국가 및 지방계약법령을 기초로 했기 때문에 제정·공포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오는 27일 상임위인 행정문화위원회에 상정돼 의결되면 곧바로 본회의 의결을 거쳐 5월초에 공포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충북건설협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충북건설협 관계자는 "국가계약법과 지방자치 계약법령을 골자로 한 조례가 무슨 소용 있겠느냐"며 "강원도 조례를 가져다가 글자만 몇 개 바꿔 만든 조례를 도민들이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반발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충북건설협이 조례가 타당성을 잃고 있다는 문제 몇가지를 소개한다.

우선 국가 및 지방계약법령에 위배된다는 얘기다. 이 문제는 지난 16대, 18대 국회에서 소방공사 분리발주에 대한 부작용이 지적되어 채택되지 않았다.

2003년 4월 남경필 국회의원과 2009년 5월 주성용 국회의원이 발의했지만 통합 발주가 책임소재가 명확하고 하자보수가 용이하고, 품질보장과 공공서비스 수준을 높일 수 있다며 법안이 부결처리 됐다.

소방시설의 품질 확보를 위해서는 분리발주 보다는 감리책임 강화 및 소화설비 재료의 내화기준 준수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또 18대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위원이었던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장관도 공종 분리발주를 내용으로 하는 보금자리주택 직할시공제의 문제점으로 책임시공 곤란을 제기한 바 있다.

더 큰 문제는 부실 및 사고발생시 책임소재 규명 곤란과 하자보수가 지연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A세무소 직원합숙소 신축공사에서 건축·설비는 B건설, 전기·통신는 C전설로 분리 발주됐는데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다. △공기지연 및 공사비 증가 △재시공 및 품질저하 △하자책임 전가 및 보수지연으로 발주자가 피해를 입었다.

D시 교육청의 경우도 마찬가지. 토목과 기계, 전기, 통신, 소방 등으로 각각 분리 발주했지만 공종별 우선 순위 또는 후속공정이 시급히 요구됨에도 각 공종업체별 자사 이익에 급급해 전체 공기 및 공사비에 악영향을 끼쳤다.

충북건설협 관계자는 "이런 일들은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발주자 권리가 침해되고 부담이 증가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기계설비협의 입장은 다르다.

기계설비협 관계자는 "분리발주를 하지 않아 충북도가 입은 피해는 심각할 정도"라며 "우선 충북(진천음성)혁신도시가 계획되고 세워질 때 충북업체가 단 한 곳이라도 참여했다면 말을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충북 혁신도시 건설공사에 원청업체로 참여한 곳은 없었다"며 "하청에 하청을 받은 업체들이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참여해 많은 피해를 봤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기계설비는 냉·난방, 환기 등 에너지를 사용하는 시설공사로 시공의 전문성과 독립된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며 "하지만 건축공사에 포함돼 발주되어 시공은 설비전문건설업체가 하도급을 받아 시공되고 있다. 이로 인한 저가하도급 등 정밀시공 및 품질관리가 미흡해 부실공사와 유지관리비의 증가로 예산낭비의 요인이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계설비공사를 대부분 건설공사에서 분리발주 시공하고 있다"며 "국내에도 1994년 행정쇄신과제로 확정돼 국가계약법이 개정됨에 따라 기계설비공사가 분리발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2014년 1월1일부터 국가계약법시행령 제68조와 지방계약법 시행렬 제77조를 개정해 기계설비공사와 같은 '설계서가 별도로 작성되는 공사'를 명시해 도면, 시방서, 공종별 물량내역서가 별도로 작성되는 공사에 대해 분리발주 대상공사로 구체화 했다"고 덧붙였다.

/엄재천 기자 jc0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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