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차이나의 공습

2016.02.10 13:52:45

김상해

충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장면1> 어마어마한 자금력을 앞세워 제주도의 부동산을 사들이고, 한번 요우커들이 쓸고 지나간 백화점은 품절사태가 벌어질 정도입니다. 서울 명동 거리는 중국어로 된 현수막과 호객용 패널,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빨간색으로 온통 휘둘러져 있습니다. 여기가 중국인지 한국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입니다. 요우커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쇼핑입니다.

<장면2>시장조사업체 SA에 따르면 '15년 3분기 기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공동 1위는 샤오미와 화웨이로 각각 점유율 15.7%입니다. 3위는 애플 10.3%, 4위는 중국업체인 비보 8.7%입니다. 2년전까지 1위였던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7.2%로 5위까지 내려갔습니다. 서강대 정옥현 교수는 "스마트폰 기술이 범용화되면서 중국이 저가에 고성능을 갖춘, 이른바 '가성비'가 높은 폰을 대거 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장면3> 지난달 27일 생활용품 유통업체 다이소 매장에 난데없이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섰습니다. 다이소 입점업체가 중국 유통업체 샤오미의 휴대폰 '홍미3' 등을 9만9천원에 특가로 한정 판매하면서 전국 매장에 소비자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입니다. 국내 유통업체 매장에서 샤오미의 휴대폰이 판매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이날 업체는 해외 직구 가격보다 약 10만원 싼 가격에 300대를 1시간 만에 다 팔았습니다. 위메프, 쿠팡, 티몬, G마켓 등 국내 온라인 매장에서 각종 스마트 기기들의 판매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급작스런 경제성장으로 부를 축적한 중국인들이 제주도, 부산 등지에 거액의 부동산 투자를 한다는 보도가 심심찮았습니다. 또 엄청난 구매력을 가진 요우커들의 싹쓸이 쇼핑으로 국내 호텔, 백화점, 면세점의 주력제품들이 동이 날 정도라는 보도는 즐거운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중국시장 내 국내 브랜드의 점유율 급락과 국내 주요 유통가에 중국 가전제품의 게릴라식 공습은 한마디로 놀랍습니다. 최근 인터파크와 KT가 제휴해 샤오미의 '흥미노트3'을 6만7천원에 온라인으로 판매하다가 "불가피한 사정으로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90만원대로 팔리고 있는 '갤럭시노트5'와 거의 비슷한 사양입니다. 오프라인 업체인 하이마트도 중국 IT업체와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하여 가전기기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TV, 냉장고, 공기청정기, 청소기, 세탁기, 공기청정기, 나아가 드론, 전동스쿠터에 이르기 까지 '고품질, 파격가격'으로 국내 가전시장을 공습할 태세입니다. 서울대 이정동 교수는 "국내 기업들은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샤오미, 화웨이를 두려워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걸 넘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고 진화하는 중국내 셀 수도 없는 후속기업들"이라고 말합니다.

국내 스마트폰 유통구조는 삼성전자·LG전자 등이 통신 3사와 긴밀하게 협조하는 형태입니다. 독과점 관행과 혁신적 생태계 조성을 억압하는 폐쇄적 시장이 문제입니다. 여기에 정부는 통신요금 결정권을 바탕으로 단통법 등 다분히 규제중심 입니다. 그러는 사이 '대륙의 실수'가 중국정부의 '전자굴기'를 등에 업고 스마트 차이나로 돌변, 대한민국 IT 가전과 전면전을 치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진박타령'과 '야권맹주'에 사로잡힌 정치권, 도대체 대한민국의 5년 후를 어떻게 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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