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솟대 - 김경식 충북문화재단 대표이사

"각박한 마음 문화예술로 녹인다"

2016.01.17 16:02:06

[충북일보] 충북 문화계 솟대 역할을 할 김경식(57) 충북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지난 11일 취임했다.

"11개 시·군을 하나의 클러스터로 묶어 문화유산과 정신적 유산의 히스토리텔링을 통해 새로운 문화산업 조명을 꾀하겠습니다."
김 대표이사의 취임 일성이다. 도내 전역을 대상으로 활발한 문화융성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11개 시·군의 훌륭한 문화자원을 구슬에 비유했다. 이 구슬들을 어떻게 꿰어 보배를 만들지 고민 중이라며 그것이 곧 충북문화재단의 과제라고 했다.

문화유산과 정신적 유산의 히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일까.

"예를 들면 영동에서 단양까지, 단양에서 영동까지 단순한 스토리텔링이 아닌 다양한 역사문화 콘텐츠를 만들어 우리의 자원을 산업화하는 겁니다. 문화예술을 근간으로 한 산업구조는 충북경제4% 달성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이사는 문화예술 관광산업은 연계성을 갖춘 클러스터 형성이 필수라고 했다.

"본질적인 문화예술에서 나아가 예술에서 문화로, 문화에서 산업으로, 산업에서 관광으로의 연계 발전이 필요합니다. 예산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자립형 문화예술 구조가 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문화예술인들의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죠."

김 대표이사는 현재 청주대 영화학과 교수를 겸임 중이다. 1984년 김수용 감독의 영화 '저 하늘에도 슬픔이'의 조연출을 시작으로, 1988년 7월 극영화 SF '스파크맨', 다큐멘터리 'Healing Fields', '꿈을 그리는 아이들', '남겨진 불씨', '아프가니스탄의 아이들', '바세코의 아이들' 등의 작품을 제작·감독했다.
"원래 토목을 전공했어요. 군대 전역 후 영화과에 재입학했죠. 저를 영화계로 이끈 스승이 두 분 계세요. 희곡 '산불'로 유명한 연극계 故 차범석 선생과 문예영화의 거장 김수용 감독입니다."

그는 개발도상국을 배경으로 한 다수의 다큐멘터리 영화들을 제작했다.

"돈이 없어서요.(웃음) 예산도 부족했지만,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생각했는데 제가 할 수 있는 건 영화 제작 뿐이었죠."

실제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어려운 이들에게 세계적으로 구원의 손길이 이어졌고, 우주베키스탄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영부인의 지시로 국영방송을 통해 전국에 방송되기도 했다.

30년간 영화계에 몸담아 온 김 대표이사는 지역에 크고 작은 족적들을 남겼다.

지난 2009년 그의 기획으로 탄생한 청주시와 청주대학교의 관학협력프로젝트 '레디고청주'는 성공적인 프로젝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잇단 영화촬영 유치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이사는 이러한 콘텐츠를 활용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예산을 앞세우는 큰 계획보다 작은 것부터 실천하겠다는 의지다.

그중 '사이버갤러리'가 있다. 단순한 인터넷 홈페이지가 아닌 지역 작가들의 프로필과 작품 등의 정보를 담은 새로운 형식의 갤러리다. 영문판과 일본어판을 구축, 외국인들도 작품을 접하고 구입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관람객 데이터베이스 구축도 시작했다. 공연장이나 행사장에서 동의한 주민들에 한해 이름과 연락처를 수집, 공연·전시·문화행사가 열리기 전 자세한 정보를 웹 문자로 발송하는 것이다.
"얼마 전 도내 북부권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문화예술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정보를 몰라 공연장을 찾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됐죠. 관람객 데이터베이스 구축은 30만명을 목표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중심축이 완성되면, 관람객이 늘어나면서 도농 간 문화격차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김 대표이사는 15년째 지역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화 시나리오, 제작, 편집 등의 과정을 가르쳐 왔다. 그는 문화예술을 통한 어린이·청소년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인적자원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꿈나무들을 가르치는 건 씨앗을 뿌리는 것과 같죠. 재능을 갖춘 학생들에게 장학금이나 전문가 멘토링을 지원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문화예술 인재 양성 체계가 필요합니다."

내부적으로 성향이 다른 예총과 민예총의 화합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많다.

"예술인들은 각자의 독특한 성향이 있지만, 사실 그들의 본질적인 목적은 같습니다. 충북의 문화 진흥에 반대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테니까요. 단지 성향이 다를 뿐이죠. 단체의 굴레에서 벗어나 예술인 개개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팀·지역별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상생 방안을 모색할 계획입니다."

충북은 문화선진지에 비해 콘텐츠 개발이 더디다. 특히 한정된 예산은 아킬레스건이다.

김 대표이사는 "하드웨어부터 만들고 소프트웨어를 그 안에 집어넣으려고 하니 힘든 것"이라며 "선진국처럼 문화예술 콘텐츠들을 갖춰놓고 그에 맞는 하드웨어를 구축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충북문화재단의 2016년 캐치프레이즈는 '도민 모두가 행복해지는 문화복지 실현'이다.

김 대표이사는 "재단이 출범 4년을 맞았다. 기본 틀은 완성됐고, 이제 도약의 시기다. 도민들의 각박한 마음을 풍성한 문화예술로 녹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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