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가 조직쇄신 차원에서 메머드급 초강수를 선택했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사표 처리에 이어 소속 부장 4명의 일괄사표에 대해서도 전원 수리했다. 급기야 큰 일이 터진 셈이다.
이번 조치는 그동안 여러 차례 갈등과 반목으로 내홍을 겪어온 문화재단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청주시의 강력한 의지표현이다. 또한 현재의 조직으로는 청주의 창조적 문화산업 발전에 부응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결정이다. 궁극적으론 조직의 안정과 혁신을 꾀하려는 청주시의 결단이다.
청주시문화재단에선 2011년부터 3년간 55명(비정규직 포함)의 재단 직원들이 이런저런 사유로 퇴사했다. 그 중엔 상사의 가혹한 언행이나 관리부재에 따른 것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부서장들에 대해 책임을 물은 것과도 다르지 않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동안 내홍을 겪어온 재단 조직의 근본 개혁과 쇄신을 위한 재단 이사장으로서 이승훈 청주시장의 강력한 의지에서 비롯됐다. 항간에는 사표를 제출한 4명의 부장 일부를 선별, 재신임한다는 말도 돌았다. 하지만 청주시는 선별에 대한 부담감을 극복하고 보다 근본적인 개혁을 선택했다. 그리고 향후 전국 공모를 통해 지역문화를 선도할 우수 인재 모집을 결정했다.
우리는 인적쇄신에 따라 재단이 추구하는 문화 중심 축에 변화를 줄 필요도 있다고 판단한다. 마침 이 시장이 '직지의 세계화'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 기회를 살려 직지의 세계화에도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 청주시는 그동안 직지의 세계화에 노력해왔다. 하지만 언제나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 밀렸다. 물론 가장 큰 원인은 예산 때문이다.
그동안 청주시가 지난 1999년부터 2013년까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 쏟아 부은 사업비는 453억 원정도다. 옛 청주연초제조창 부지매입비 350억 원과 진입로 광장 시민공원 조성사업비 32억 원 등 외형적으로 드러난 예산만해도 835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직지를 위해 쓰인 예산은 어림도 없이 적다.
들인 예산 때문인지 공예비엔날레는 언제나 성공적이었다는 자체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별로였다. 청주가 공예와 무슨 연관이 있기에 국제공예비엔날레를 격년제로 개최하는지 알 수 없다는 볼멘소리가 많았다. 주행사장으로 자리 잡은 내덕동 연초제조장 매입비리에 대한 부정여론은 지금도 팽배하다. 공무원들의 불만은 더 크다. 입장권 강제할당 등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공공연하다.
문화재단에 대한 불신은 구성원 간 각종 비리의혹과 내부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깊어졌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청주시의 이번 문화재단 인적쇄신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 일단 재단을 쇄신하고 위상을 정립하는 것이 관건이다. 역량 있는 인사를 발탁해 공예비엔날레의 지속적 발전과 함께 직지의 세계화도 이끌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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