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폭행치사 아들은 유명대졸 실업자

2008.05.21 19:22:00


자신의 어머니를 30여분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단순 변사사건으로 거짓신고한 30대는 서울에 있는 유명대학을 졸업한 뒤 취직을 못해 현재까지 혼자 살아온 사회 부적응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충북 청주흥덕경찰서는 21일 자신의 어머니가 돈을 주지 않는다며 폭행해 숨지게 한 뒤 단순 변사사건으로 거짓신고한 이모씨(39)에 대해 존속폭행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지난달 21일 밤 11시50분께 청주시 봉명동 자신의 집에서 어머니(64)가 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얼굴 등을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다.

이씨는 이날 어머니를 폭행해 숨지게 한 뒤 40여분이 지난 상태에서 119에 연락해“근처에서 맥주를 마신 뒤 집에 돌아와보니 어머니가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으나 경찰은 이씨가 긴급구호 요청을 하지 않았고 당시 상황에 대해 횡설수설하는 등 범죄 의심점이 발견돼 수사에 착수했다.

또 사건 발생 이틀 뒤인 23일 국과수 부검결과 안면 등에 폭행 등 외상흔적이 발견됨에 따라 이씨의 누나 등을 소환, 그동안의 이씨 행적 등에 대한 조사를 벌여‘사업을 한다며 어머니로부터 1억원을 가져갔으나 계속 돈을 요구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씨를 추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씨가 혐의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자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실시, 거짓 반응을 확인하고 집중적으로 추궁, 이달 20일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

이런 가운데 이씨는 어릴 적 아버지가 어머니를 자주 때리는 것에 불만을 품고 서울에 있는 유명대학을 입학한 뒤 14년동안 단 한번도 가족과 연락을 하지 않는 등 비정상적인 행태를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학교졸업후 취직을 하지 못해 노동판을 전전하던 이씨는 2001년 아버지 사망을 계기로 어머니와 만나 연락을 주고 받던 중 2002년 어머니로부터 사업자금 명목으로 7000만원을 빌렸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이 돈을 해주기 위해 갖고 있던 땅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렸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씨는 그러나 술을 마시면 2시간여씩 어머니에게 갖은 욕설을 하며 계속해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아들이 어렵다고 판단한 어머니는 또 다시 지난 2월에 3000만원을 대출해줬지만 이씨의 요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어머니는 이에 따라 사건 당일날 이씨와 전화로 말다툼을 벌이다 강원도에서 청주 집까지 찾아왔지만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고 말았다.

이 사건 직후 이씨 주변 사람들은“이씨가 하도 여성을 비하하는 욕설을 하고 다녀 부인에게 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은“더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이씨가 어머니로부터 빌린 돈으로 카드빚을 갚은 것으로 보인다”며“또한 이씨는 전혀 연고가 없는 청주에서 수 년동안 혼자 방을 얻어놓고 외부 세계와 단절한 채 작은 스피커 부품 등을 만들며 지내왔다”고 말했다.

결국 자신 아버지의 비뚤어진 행동이 싫어 가출한 이씨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며 아버지의 전철을 밟은 꼴이 됐다.


기사제공:뉴시스(http://ww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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