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산성도 맨 위쪽에 보이는 북포루(왼쪽)와 상당산성 북포루지(원안).
삼국시대부터 군사적 요충지였던 청주 상당산성(사적 제212호)의 장수 지휘소와 북쪽지역 최대 요새(要塞)가 되살아난다.
청주시는 사업비 8억원을 들여 상당산성 서쪽(성내로 124번길 14 일원)에 정면 3칸·측면 2칸 규모(46.2㎡)의 서장대 건물을 복원한다. 4월 초 진입로 개설 작업을 시작, 연말까지 모든 시설을 완공할 계획이다.
제승당이라고도 불리는 서장대(西將臺)는 지난 1992년 복원된 동장대(東將臺, 일명 보화정)와 함께 장수가 군사를 명령·지휘하던 건물이다. 건립 시기는 명확치 않으나 상당산성이 석성으로 개축된 조선 숙종 42년(1716년)~영조 19년(1743) 사이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비슷한 시기인 1725년 건립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포루(砲樓)를 복원하기 위한 움직임도 본격화된다.
상당산성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북(北)포루 발굴조사 사업이 이번 주 중 문화재청 승인을 얻으면 곧바로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확한 규모와 유적 등이 확인되면 구체적인 복원사업에 돌입하게 된다. 인근에 막혀 있던 내수구(內水口) 2개도 이번 기회에 정비된다.
지난 1999년 충북대 중원문화연구소의 종합지표조사 및 문헌자료조사 결과, 상당산성에는 15개소의 포루(각 정면 2~4칸, 측면 1칸)가 존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화성의 포루(위). 포루외도(성 바깥 모습).
ⓒ출처=네이버지식백과·화성성역의궤
조선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고 난 17세기 후반부터 전국의 주요 산성에 화포와 조총을 쏘기 위한 포루('포대'라고도 함)를 설치했다. 진법전술도 활과 창, 칼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신무기인 화포와 조총을 주 무기로 하고, 창·칼과 궁시가 보조하는 전술로 전환했다.
축조 당시의 완형(完形)이 거의 보존된 수원 화성에는 동·서·남·북(북쪽은 2개), 5개 포루가 전부 남아 있으나 상당산성은 세월의 풍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모두 멸실됐다.
본래 상당산성 북포루는 청주 인근지역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최적의 요새였다. 이곳에 오르면 동쪽으로는 초정 이티봉, 북쪽으로는 괴산 모래재와 음성 백마령, 서쪽으로는 옥산과 조치원까지 관찰할 수 있었다.
청주시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북포루는 적(敵)의 동향을 가장 먼저 알아채고, 화포로 즉각 응징할 수 있었던 곳"이라며 "상당산성 사적공원화사업의 일환으로 북포루가 복원되면 시민들은 이곳에 올라 통합 청주시의 전경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지난 2005년 전남 구례 운조루에서 발견된 '상당산성도(영조 40년 작성)'를 바탕으로 오는 2016년까지 300억원을 들여 조선 숙종~영조대의 산성 모습을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 임장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