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간호사, 애타는 의사

청주지역 중소병원 "간호조무사로 간신히 유지"
열악한 근무환경 · 낮은 급여에 이직 잦아
간호학과 학생 대다수 대학병원·종합병원 희망

2014.01.07 19:45:18

개원의 B씨는 최근 한숨이 잦아졌다. 업무에 적응할만하면 다른 병원으로 이직하는 간호사 때문이다.

월급을 올려준다 해도 종합병원만큼의 임금은 맞춰주기 힘들어 번번이 보낼 수밖에 없었다.

B씨는 "대형병원은 간호사들이 못 들어가 안달이지만, 중소병원의 경우 간호조무사들로 간신히 병원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청주지역 중소병원들이 간호사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의사보다 간호사 구하기가 더 힘들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청주지역 의사들에 의하면 대학을 갓 졸업하고 온 신입 간호사들은 1~2년 안에 절반 정도가 사표를 던지고 나가고, 현장에서 활발히 일하는 3, 4년차 간호사들도 타 병원의 '이직 콜'을 받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

결국 1, 2년차 신규 간호사와 40, 50대 간호사만 많은 '기형적인' 인력 구조가 됐다.

중소병원의 열악한 근무 환경도 간호사들의 이직을 부추겼다.

간호 업무 특성상 대부분 병동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은 3교대 근무를 하는데, 밤낮이 바뀌다 보니 이 점이 가장 힘든 요소로 꼽힌다.

특히 출산과 육아 과정에서 생기는 근무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5~7년차 경력자들이 직업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는게 충북간호사회의 설명이다.

7일 기자가 도내 간호학과가 설치된 대학 2곳에 문의한 결과, 대다수 학생들은 자기계발을 염두해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는 대학병원 또는 대형 종합병원의 취업을 희망했다.

영동대학교의 경우 올해 간호학과 졸업예정자 32명 중 충북대병원에 취업한 4명을 제외하곤 모두 수도권 대학병원으로 취업했다.

충북도내 간호사의 이직률 통계는 따로 없었지만, 전문가들은 7~10%로 추정하고 있다.

이렇듯 간호사 수급이 어렵다 보니 병원과의 마찰로 인해 퇴사한 간호사의 신상정보를 병원 간 공유하는 등 위법행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한 노무사는 "의료계 뿐만 아니라 어느 분야나 블랙리스트는 있지만, 법에서는 이를 취업 방해로 판단해 처벌하고 있다"며 "근로기준법 40조 취업 방해의 금지를 위반, 적발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고 말했다.

/ 이주현기자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