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체육, 변화만이 살길이다 - 연계성 없는 체육정책은 꿈나무 죽이는 일

고향선 꿈도 못꾸는 '선수의 꿈'
대학·실업팀 부족 고등부 매년 150명 떠나
통계자료도 전무…팀 창단 등 대안마련 시급

2013.10.28 20:26:58


불편한 얘기지만 매년 고향(충북)을 떠나는 학생부 선수들이 평균 140~15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고등학교를 졸업해 도내 대학이나 실업팀으로 진학 또는 진출하려 해도 선수들이 익힌 종목의 팀을 육성하지 않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이는 본보가 전국체전에 출전한 고등부 선수들의 출전 종목 등을 토대로 자체 분석한 결과이며 충북교육청도 본보와 같은 의견을 내놓고 있다.

도교육청은 매년 열리는 전국체전에 평균 38개 종목, 540여명의 고등부 선수들을 출전시키고 있다.

이들 중 270~280명 정도가 고3 학생인데, 절반가량이 도내 대학이나 실업팀에서 육성하지 않는 종목의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때문에 매년 이정도의 고교 졸업 선수가 대학진학과 실업팀 진출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물론 몇몇은 높은 영입비용을 따라 타 지역 진출을 하기도 한다.

문제는 상당수 선수들이 이 같은 상황에 놓여있는 심각성을 알 수 있는 통계자료가 교육청이나 충북체육회 등 그 어느 곳에도 없다는데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매년 주먹구구식 논리로 예산부족을 내세우며 '우수선수 타 지역 유출'을 걱정하고, '도내 대학, 실업팀 창단을 희망'하는 등의 헛구호만 외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교육적인 차원에서도 통계자료를 토대로 한 선수 관리·육성, 팀 창단 및 운영, 체육예산 운영 등에 관한 과학적인 논리개발이 시급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초등부에서 고등부까지 연계 육성이 비교적 타 시·도보다 잘돼 있다는 점이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전국소년체전은 33개 종목으로 치러지는데, 도내 초·중학교에서는 이보다 많은 42개 종목을 육성하고 있다.

전국체전 42개 종목까지 염두에 둔 것이다. 당연히 고등부와 연계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밖에 없다.

도교육청의 이 같은 체육정책은 7~8년 전부터 진행돼 왔다. 이는 10위권 안팎이던 전국소년체전 성적을 최근 4년 연속 종합 3위로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됐다.

이 주인공들은 계속해서 고교에 진학해 3년 전까지 하위권에 머물렀던 전국체전 고등부 성적을 '93회 전국체전'에서 종합 4위까지 끌어올렸다.

이번 체전에서는 충북선수단이 24년 만에 종합 8위라는 한 자릿수 진입을 하는데 견인차 역할까지 해냈다.

그러나 대학, 실업팀이 턱 없이 부족해 기적을 꾸준히 만들어내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지역체육계 한 인사는 "체육을 신체활동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적지 않다"며 "21세기 체육은 '복지, 경제, 교육, 문화'다. 연계성 없는 체육정책은 꿈나무를 죽이는 일이며 꿈나무를 죽이는 일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최대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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