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피의자와 유치장 관리 경찰의 '아름다운 사연'

2013.04.08 19:09:34


청주상당경찰서 유치관리계에 근무하고 있는 김효동 유치보호관(경위)이 유치장에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 됐다가 청주교도소로 이송, 수용생활을 하고 있는 40대 수감자와 각별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10월, 청주시내 한 해장국집 여종업원을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구속 된 H씨(46)는 청주상당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됐었다.

당시 H씨는 자포자기,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삶에 대한 절망과 괴로움에 몸부림 쳤다.

그 때 H씨 옆에 나타난 사람이 바로 김 경위.

김 경위는 H씨를 보듬으며 그의 푸념을 모두 들어줬고, 퇴근할 때면 H씨의 손을 꼭 잡으며 "힘내라. 참회하고 또 참회하면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검찰의 기소와 함께 유치장을 떠나 청주교도소로 이송된 뒤 H씨는 김 경위에 대한 고마움을 글로 적어 보냈다.

지금까지 H씨가 김 경위에게 보낸 편지는 30여통.

유치장 생활당시 김 경위의 인간적 배려에 대한 고마움에서부터 수감생활에 대한 심경, 재판에 대한 심리적 부담, 사소한 신변잡기에 이르기까지 H씨는 김 경위와 편지를 주고 받으며 두터운 친분을 쌓고 있다.

H씨는 편지에서 "김 경위님이 퇴근할 때 제 손을 꼭 잡아 주시면서 하셨던 말씀이 생각나는 군요. 힘내라. 힘내서 참회하다 보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올거야"라고 적었다.

H씨는 김 경위에게 '장기기증' 의사를 전달하는 내용의 편지까지 보내기도 했다.

김 경위는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면서 "피의자 인권보호를 위해 직원 입장에서 당연히 도움을 준 것 뿐"이라고 말했다.

H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 이호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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