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가난 때문에 공부를 하지 못하고 44년만에 명예졸업장은 받은 정준모 목도중.고 장학회장(오른쪽)이 이규필 교장으로부터 명예졸업장과 함께 축하의 꽃다발을 받고 있다.
힘들었던 지난날 가난 때문에 학업을 중단했다가 44년만에 명예졸업장을 받은 한 사업가가 장학금으로 1천만원을 쾌척,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 학교 장학회장이며 사업가인 정준모(59)씨.
정씨는 지난 16일 괴산군 불정면 목도중(52회).고(31회) 졸업식장에서 이 학교 이규필 교장으로부터 명예졸업장(10회)을 받았다.
9남매 중 3남으로 태어난 정 회장은 가난한 가정형편 때문에 1964년 목도 중 2년 때 학업을 중단해야만 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정씨는 당시 어린 나이에 상경, 플라스틱 압출(壓出) 기술을 배워 잔뜩 기름이 묻은 장갑 한 짝만 달랑 가방에 넣고 대구로 향했다.
그는 이후 온갖 고난과 역경을 홀로 이겨내며, 자성해 지난 1978년 11월 플라스틱 이형압출성형 전문회사인 미성화학을 창립했고, 창사 후 30년 동안 세무조사 한 번 받지 않고 노사분규 없이 정직하고 성실한 경영으로 견실하고 탄탄한 회사를 경영해오고 있다.
그는 또 목도중을 졸업하고 역시 가난 때문에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동생(광모 씨)과 함께 대구에서 일을 하면서도 동생 뒷바라지에 아낌이 없었다.
그 결과 광모 씨는 주경야독으로 방송통신고를 졸업하고 영남대 법학과에 진학, 법대를 수석 졸업한 뒤 사법고시에 합격해 현재 대구에서 변호사 활동을 하는 등 꿈을 이뤘다.
이들 형제는 각각 국세청장상과 지방국세청장상을 받을 만큼 정직한 삶을 살고 있다.
형제는 2006년에는 모교에 각각 500만원씩의 장학금을 기탁했고 지난해 겨울방학 때는 목도고 3학년생 3명이 서울 대성학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300만원을 지원하는 등 모교와 후배 사랑이 남다르다.
정 회장은 이날 졸업식에서 “포기하지 말고 학업에 정진해 반드시 사회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돼주길 바란다.”고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김영식 목도중.고 동문회장은 “정준모. 광모 두 형제의 애틋하고 남다른 모교사랑에 머리가 숙여진다.”고 말했다.
괴산 / 조항원 기자